"전력 수요관리로 전체 5%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볼 때 한국의 잠재 시장 규모는 20억 달러(2조3,300억 원), 이 중 고객사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10억 달러예요. 그러나 지금은 한국의 고객사가 고작 8,000만 달러밖에 얻고 있지 못하죠."
최근 서울 상암동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가진 올리비에 바우드(58·사진) 에너지풀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의 전력 수요관리 시장 잠재력에 대해 "수요관리 시장이 정착되고 있어 중국보다 더 훌륭한 시장으로 앞으로 10배 이상 성장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에너지풀은 지난 2008년 설립된 프랑스의 벤처회사로 사물인터넷(IoT) 기술·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전력 수급을 자동으로 조절해 피크타임의 전력 단절을 막는 시스템을 개발·운용하는 기업이다. 2010년 슈나이더 일렉트릭에 자회사로 인수됐다. 현재 프랑스 시장의 80%, 유럽 시장의 30~40%를 점유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 수요자원 거래시장이 개설된지 이제 막 1년이 된 만큼 시장의 성장성을 매우 높게 평가했다.
바우드 CEO는 "지난 1월 한국에 대형 고객사를 보유한 효성과 업무협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척시킬 생각"이라며 "기초적인 부하관리 사업을 넘어 전력망 안정성 관련 사업 가능성도 훑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만성 전기부족을 겪는 개발도상국과 신재생에너지까지 활용하는 서유럽의 중간 단계 시장"이라며 "한국 정부에서도 육성 의지가 있어 에너지풀이 거래하는 8개국 가운데 성장성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설명했다.
미래에는 전력 수요관리가 적용될 분야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예를 들어 신재생 에너지의 경우 태양·바람 등을 통제 못해 에너지 저장 배터리가 중요한데, 아직은 시장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전기자동차 시대에도 수요관리를 통해 러시아워 등 충전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에 효율적으로 전력을 쓰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우드 CEO는 "전력 수요관리에는 운전자가 몰리는 시간대 등 빅데이터 분석이 필수"라며 "전력 사용 피크타임만을 위해 원자력 발전소를 1기 더 세우느니 수요관리를 통해 이를 해결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