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커피 전문점들이 거리를 점령하고 하루에 커피 여러 잔을 마시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있는 ‘커피 공화국’ 대한민국.
밥값보다 비싼 커피 가격이 부담으로 와닿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1,000~2,000원대 저가 커피 전문점들이 많이 생기면서 서민들의 주머니 부담을 줄여주고 있습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직접 가게를 차리려는 사람들도 늘었습니다.
▲ ‘커피 공화국’이 된 대한민국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전국적으로 운영 중인 커피 전문점은 4만8,121곳. 관련 종사자만 13만4,686명에 달합니다. 특히 전용면적 100㎡ 이하 소규모 사업장이 대부분인 저가 커피 전문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1년 2만6,105곳이던 저가 커피 전문점은 지난 2013년 3만7,650곳으로 증가했는데요. 이디야 커피와 매머드 커피, 빽다방 등 저가 커피 전문점 창업 열풍이 성장세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창업비용은 ‘저가’라고 낮지 않아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저가 커피 전문점 창업이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서울경제 썸이 창업 비용이 공개된 6개 업체를 조사해 분석해본 결과 저가 커피 전문점을 창업하기 위해서는 평균 5,705만원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는 보증금과 월세, 인건비를 제외한 비용으로 이를 포함할 경우 1억 원 가까이 들어갑니다.
저가 커피 전문점이라고 창업비용 역시 ‘저가’일 것으로 생각했다가 창업 비용을 듣고 단념한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서울 도봉구에 사는 김모(57)씨는 “은퇴 후 할 일을 찾아보다 저가 커피 전문점을 창업해보려고 찾아갔는데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 포기했다”며 “창업 상담 코너에서 같은 이유로 단념한 사람이 꽤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 창업 희망자의 ‘절박함’을 이용하는 일부 업체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투명하지 않은 영업행태도 문제입니다. 저가 커피 전문점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은퇴를 앞둔 직장인이나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이 가맹사업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깜깜이 계약’으로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을 울리고 있습니다. 정보공개서를 누락하거나 고가의 인테리어 비용 내역 등을 감추는 등의 꼼수로 예비 창업자들을 우롱하고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큽니다.
특히 수익률만 강조하는 일부 업체들의 광고를 믿고 창업했다가 피해를 보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가 커피 전문점은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에 자리 잡아야 ‘박리다매(薄利多賣)’ 전술이 통할 수 있는데 ‘분명히 수익이 날테니 투자하라’라며 매장 확장에 혈안이 된 실태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저가 커피 전문점이 표면적으로 장사가 잘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점주 입장에서는 남는 게 없다”며 “손해를 막기 위해서는 원가와 해당 지역의 임대료 등을 다각도로 분석한 후 사업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종호기자 phillie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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