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기반으로 방송 콘텐츠를 제공하는 넷플릭스는 서비스를 출시한 60개 국가 이용자들이 동시에 들어와도 웹페이지 접속이 느려지거나 안 되는 일이 없다. 이용자의 원활한 접속을 다루는 서버 및 네트워크 관리를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클라우드 방식으로 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저장할 서버스토리지, 데이터베이스(DB) 등을 관장할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대신 클라우드를 통해 사용량에 따라 탄력적으로 서버를 빌려 쓰고 있다.
클라우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 컴퓨터 자원을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놓고 사용하는 것을 뜻한다. 기업에 대입하면 과거에는 자체적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서버스토리지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전산실을 구축한 데서 이제 클라우드 업체가 마련해놓은 클라우드데이터센터에서 관련 정보기술(IT) 자원을 빌려 쓰는 것이다.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가 각광 받는 것은 클라우드가 ICBM(사물인터넷·클라우드·빅데이터·모바일)의 핵심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과거보다 다루는 데이터 양이 늘어나면서 개별 기업이 빅데이터를 관리하기 위한 서버·네트워크 비용이 증가했다. 이에 빌려 쓰고 쓴 만큼 지불하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주목받게 됐다. AWS 측은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지 않고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로 옮겼을 때 1억달러(약 1,20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낸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빅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발굴할 기회도 많아진다. 구글은 머신러닝, 자체 빅데이터 분석 툴 등을 통해 실시간 수집되는 데이터 가운데서 가치 있는 정보를 분석해준다. 또 접속자들이 과도하게 특정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서버를 자동으로 확대 운영하면서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앞으로 클라우드 수요도 더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 전망은 밝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국내 클라우드컴퓨팅 산업이 지난 2013년부터 오는 2017년까지 총 12조4,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6조4,000억원의 부가가치를 유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해외에 진출하려는 기업에 특히 유용하다는 분석이다. 해외의 어느 국가에서 얼마만큼 사용자가 몰릴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미리 서버를 대량 구축할 필요 없이 사용량에 따라 자동으로 서버를 배분받아 사용한 뒤 쓴 만큼 사용료를 내면 되기 때문이다. 레이싱모바일 게임 '리볼트'를 출시한 게임회사 위고인터랙티브는 미국·캐나다·러시아·인도·태국 등으로 게임을 출시하면서 아시아· 유럽·북미 지역에 클라우드데이터센터를 가진 구글을 선택했다. 진출하려는 국가에 가까운 클라우드데이터센터를 구축한 곳을 이용할수록 사용자가 기다림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연예기획사 JYP도 지난해 8~9월 홍콩·일본·서울 등 아시아 주요 도시에서 콘서트를 개최하기에 앞서 전 세계 팬들이 한꺼번에 홈페이지에 접속돼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해 화제가 됐다.
다만 클라우드 서비스가 더 확대되기 위해서는 보안 우려를 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인 한국IDG가 10월 국내 기업의 IT 담당 임직원 400명에게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지 않는 이유로 회사의 데이터를 회사 밖에 저장하는 데 대한 우려를 제일 많이(32.7%) 꼽았다.
이에 국내 클라우드 기업도 보안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2010년부터 국내에서 기업 대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한 KT는 클라우드데이터센터 내에서도 네트워크·보안장비·서버·스토리지 등을 아예 공공기관 전용으로 물리적으로 분리하고 특정 네트워크망은 인가된 이용자만 접속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김지영기자 ji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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