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전문가인 박천웅(사진)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코리아 대표는 16일 "앞으로 혁신에 성공한 소수의 기업이 이익을 독식하고 나머지 기업은 평균 이하의 수익을 내게 될 것"이라며 "더 이상 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이라고 무조건 저평가됐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과거에는 기업의 주식을 PBR 1배 미만에서 싸게 사면 평균 수준의 이익으로 돌아간다고 믿었으나 이제는 그 평균이 비대칭적으로 갈 수 있다"며 "싸다고 생각했던 주가가 전혀 싼 가격이 아닌 '가치의 함정'에 빠지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PBR가 1배를 밑돈다는 것은 주가가 실제 기업의 장부 가치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의미로 가치투자를 위한 기준점으로 간주해왔다.
박 대표는 미국에서 '드래곤코리아' 펀드를 운용했으며 메릴린치인베스트먼트·모건스탠리증권 등을 거쳐 우리투자증권 기관·리서치사업부 총괄 상무,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법인 사장을 역임했다. 지난 2012년부터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을 이끌고 있다.
그는 글로벌 경제를 이끄는 혁신기업의 모델로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과 '검약적 혁신(frugal innovation)' 두 가지를 제시했다. 파괴적 혁신은 아이폰·사물인터넷(IoT) 등 새로운 시장을 만들거나 새로운 편의성을 제공함으로써 시장의 판을 바꾸는 혁신을 말하며 검약적 혁신은 불필요한 성능과 비용을 줄여 값싼 소비를 추구하는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혁신을 뜻한다.
그는 한국 기업들에 대해 "스마트폰 등 주요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파괴적 혁신이 필요하고 국내 빈부격차가 점점 확대되고 노령화 속도도 갈수록 빨라지는 만큼 검약적 현신도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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