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편익·경쟁 저해" 앞세워 정부 인가과정 법적 투쟁 불사
넷플릭스 제휴·씨앤엠 인수 등 현실적 차선책 모색도 안간힘
CJ-SK 간 독점제휴 견제 등 합병 후폭풍 최소화에도 초점
'시일야방송통신대곡.'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라는 깜짝 카드로 방송·통신시장 영향력 확대에 나서자 경쟁사 입장에서 KT의 한 관계자가 한 말이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각각 이동통신과 케이블방송에서 1위 사업자로 결합판매를 통해 시장에 메가톤급 영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미디어공룡화에 대해 정부에 탄원서를 내는 등 저지에 나서기로 했다. 앞으로 정부 인가 과정에서 실력있는 로펌을 통해 법적투쟁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KT의 한 관계자는 "2002년 SK텔레콤이 당시 2위 업체인 신세기통신과 합병하면서 단숨에 이동통신시장 점유율 50%를 넘어선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며 경계감을 보였다. LG유플러스의 한 관계자도 "한 쪽의 독점력이 커질 경우 소비자 편익이 떨어지고 경쟁 활성화가 저해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내년 초 한국에 진출하는 세계 최대 인터넷기반 방송서비스(OTT) 사업자인 넷플릭스와 손을 잡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한 몸집 불리기도 예상해볼 수 있다. 정승규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KT나 LG유플러스가 C&M(케이블TV)을 인수하는 것이 차선책이 될 수 있다"며 "관건은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말했다. 최근까지 SK텔레콤이 C&M 인수를 검토하다가 불발됐을 당시 C&M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부른 매각호가는 2조~2조5,000억 원에 달했으나 이제 1조원 대 후반까지 떨어진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미래창조과학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번 인수건을 내년 4월께까지 승인한다면 경쟁사들은 CJ그룹이 SK텔레콤 진영에 각종 방송콘텐츠를 배타적으로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수합병이 이뤄지더라도 독과점이나 불공정을 막을 장치가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2008년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할 당시 정부는 SK텔레콤이 사실상 독점적으로 이용해온 주파수대역인 800MHz대역을 다른 경쟁사에게도 개방해 해당 업체 고객들이 그 주파수대역에서 '로밍'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단서를 달아 인가한 바 있다. /민병권·권대경·윤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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