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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투자가 개인과 기업고객에게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PCIB(Personal Corporate investment Banking)로의 변신에 사활을 걸었다.
하나금융투자는 하나대투증권의 새 이름이다. 지난달 1일 PCIB로의 도약을 새로운 비전으로 선언하면서 사명을 변경했다. 지난 1977년 대한투자신탁으로 출발한 하나금융투자는 2005년 하나금융그룹에 편입됐으며, 2007년부터 하나대투증권이라는 이름을 써왔다. 새로운 사명은 주로 주식과 채권만 다루던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여기에 하나금융그룹을 대표하는 금융상품 창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도 깔려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하나·외환은행 통합으로 탄생한 KEB하나은행의 출범과 함께 계열사 통합 금융서비스 제공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하나금투의 최종 목표는 PCIB다. PCIB는 기존 PIB와 CIB를 합친 포괄적인 개념으로 하나금투가 만들어 낸 고유 표현이다. 거액 자산가와 기업 등 모든 고객에게 IB 상품을 포함한 종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투자자와 회사의 윈윈(win-win)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하나금투 IB사업부가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상품을 개인 수요에 적합한 중·단기 상품으로 쪼개 팔고, 은행의 대출 고객사에는 채권 발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장승철 하나금투 사장은 "PCIB는 하나금융그룹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프라이빗뱅킹(PB)의 최고봉"이라며 "하나금융그룹 전체 고객기반을 공유해 PCIB 서비스 영역을 넓혀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수익률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가장 대표적인 서비스가 이달 초 지주차원에서 출범시킨 금융계열사 공동 고객관리 마케팅 플랫폼 '하나멤버스'다. 하나멤버스는 고객들이 하나금융지주의 전 금융계열사의 거래 실적에 따라 일종의 포인트를 적립한 후 이를 계열사 간 금융 수수료 결제나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나금투는 보다 많은 고객들이 이런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KEB하나은행과 함께 복합점포 40여곳을 구축했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늘려갈 계획이다.
하나금투는 고객과의 접점과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는 동시에 '전공'인 투자역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방침이다. 특히 대체투자 발굴에 적극적이다. 하나금투는 지난해 9월 자산가치가 약 1,700억원인 미국 휴스턴의 사무용 부동산에 동양생명 등과 공동으로 66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이 부동산을 활용해 5년 만기 연평균 기대수익률 7.5%의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해 자산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올해 초에는 1조1,300억원 규모의 SK E&S 발전소 3곳을 인수한 후 펀드를 조성해 투자자들에 팔기도 했다. 미국·유럽·일본 주가지수와 구리·원유·금과 같은 원자재 등에 투자하는 '하나GTAA' 시리즈도 지난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모집하고 있다. 이 상품은 글로벌 자산에 대한 롱쇼트 투자로 절대 수익을 추구, 총 발행액이 8,000억원을 돌파했다.
투자전략과 자산운용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리서치센터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중국증시 전문가인 조용준 센터장이 이끄는 리서치센터는 중국경제 및 증시를 분석하는 중국팀을 업계 최대 규모로 꾸렸으며, 최근에는 일본 전담팀도 신설했다. 하나금투는 지난 2014년 금융투자업계가 리서치센터를 축소하는 구조조정을 벌이는 와중에도 인원을 55명에서 70명으로 늘려 눈길을 끌었다. 하나금투 관계자는 "기본에 충실한 리서치 투자분석을 기반으로 고객자산의 손실위험을 낮추고 있다"며 "전사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대한 변화를 한발 앞서 공유해 해외시장에 대한 임직원들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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