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고공성장하던 저비용항공사들이 안전문제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이용객들의 불편과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국토부가 긴급안전 점검에 나선다고 하지만 저비용항공사들이 안전까지도 저렴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김혜영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지난 3일 오전 필리핀 세부에서 김해공항으로 향하던 진에어 소속기가 1시간여 만에 긴급 회항했습니다.
비행기의 출입문이 살짝 열린 채 비행하는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고, 더 놀라운 사실은 이 틈을 발견한 사람이 승무원이 아니라 바로 문 앞에 앉아 있던 승객이었다는 점입니다. 이번 사고로 승객 중 일부는 기압 변화로 머리와 귀 등의 통증을 호소했고, 자칫하면 큰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이처럼 저비용 항공사들의 안전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앞서 지난달 23일에는 제주항공 여객기가 압력조절장치 이상으로 급강하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승객 150명 중 대다수가 공포와 신체적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이 사고로 제주항공은 다음날인 크리스마스 이브에 지연 운항돼 발이 묶인 승객들은 그 불편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습니다.
이같은 저비용항공사들의 안전사고 원인은 수익을 앞세운 저비용항공업계의 무리한 운항 정책이 구조적인 문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안전사고 대비를 위해 정비시간 등에 투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보유항공기의 운항 횟수를 늘리거나 항공기 도입 등 몸집 불리기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항공업계 관계자
“대형항공사의 경우 자체정비 능력을 보유하여 적절한 정비가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LCC는 중국이나 홍콩 등의 위탁 정비를 하다 보니 제때 필요한 정비를 받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최근에 안전 사고 등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같은 비판이 높아지자 국토교통부는 이르면 다음주부터 저비용 항공사 6곳을 특별점검해 위반사항이 확인되면 과징금 부과 등의 행정처분을 내리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는 진에어를 포함해 에어부산,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에어인천 등 6곳입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저비용 항공사 관계자는 “LCC역시 국토부가 관리하는 규제하에 안전규정을 적용받기 때문에 관리가 소홀하다는 것은 오해”라며, “운임이 저렴하다 보니 안전까지도 저렴한 것 아니냐는 판단은 잘못됐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나 저비용 항공사 여객기들이 잇따라 운항 사고를 내는 것을 본 국민들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서울경제TV 김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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