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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한국발명진흥회 상근부회장 "특허기술 中企 이전, 올 500건 수준으로"

대기업 개방 10만건 이르지만 中企 활용 건수 300건에 불과

특허거래전문관 17명까지 늘려… 수요-공급 연결 확대에 총력

특허평가 시스템 개선 추진… IP대출·M&A 활성화 유도

중기청·특허청 협업도 모색

이준석 발명진흥회 상근부회장
이준석 발명진흥회 상근부회장이 5일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앞으로 조직 운영 계획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현재 9명인 특허거래전문관을 17명까지 늘려 특허 기술이전 건수를 올해 500건 수준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이준석 한국발명진흥회 상근부회장은 5일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만나 "국내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대기업이 약 10만건의 특허를 유무상으로 개방하고 있는데 중소기업이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연초에 특허거래전문관을 17명까지 늘린 뒤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에 각 1명씩 파견해 대기업 특허가 중소기업으로 많이 이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삼성과 LG, SK 대기업 등은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10만건의 특허를 개방하고 있다. 이 중 무상으로 개방한 것은 1만3,000여건에 이르는데 지난해 한국발명진흥회 주관으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약 300건의 특허가 무상으로 이전됐다. 특허를 이전받은 일부 중소기업은 신제품과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중소기업은 아직 특허 이전에 대해 잘 모르는 게 사실이다. 이 부회장은 "특허거래전문관을 통해 특허 이전 수요자와 공급자 연결을 확대해 올해 기술이전 건수를 최소 500건까지 늘릴 것"이라며 "자체 운영중인 30개 지역지식재산센터와도 연계해 유망 중소기업에 맞춤형 특허가 많이 이전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허거래 활성화를 위해 특허 가치평가 시스템 개선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특히 발명진흥회 주도 아래 지난 2010년 자체 개발한 온라인 특허분석평가시스템인 '스마트3(SMART3)'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동안은 기업은 지식재산(IP)을 이용해 담보 대출을 받기가 쉽지 않았다. 마땅한 객관적인 평가 체계가 없었고 변리사를 통하면 수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또 기술평가를 하는 주요 보증기관이나 공공기관 등은 특허의 담보 가치를 형식적으로 평가한다는 비판이 업계에서는 적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스마트3를 이용하면 자체 데이터베이스와 알고리즘을 이용해 9등급으로 특허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지난해에만 300개의 기업이 이용해 실효성을 입증받고 있다"며 "이처럼 기업인들이 자신의 기술을 신속하고 객관적으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정착되면 IP 담보 대출이나 특허를 기반으로 한 기업 인수·합병(M&A)도 활발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은 특허가치 평가시 기업의 역량과 제품 제조 능력 등 사업성 위주로 평가했다면 앞으로는 기술성과 시장성 등을 반영한 진일보한 평가 문화를 책임감을 갖고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이터베이스나 네트워크가 없어 민간 영역에서 기술 평가 시장은 사실상 형성되지 않았지만 발명진흥회가 공적 책임감을 갖고 기술평가 시장을 개선해나가면 민간사업자 역시 추후에 손쉽게 들어올 수 있는 선순환 체계가 그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소기업이 특허를 사업화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청과 특허청과의 협업도 적극 모색할 예정이다. 발명진흥회의 특허평가를 기반으로 중기가 은행 대출이나 외부 투자금을 수월하게 받을 수 있도록 지원 시스템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부회장은 조직개편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발명진흥회에는 고급 인재들이 상당히 많은데 부서가 지나치게 나눠져 있어 칸막이 문화가 다소 있는 것 같다"며 "직원들이 기대하는 방향을 적극 반영해 부서 간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향으로 조만간 조직을 개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발명진흥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만큼 구 회장과 함께 지식재산과 발명의 중요성도 널리 알릴 계획이다.

"특허청에서 30년간 근무할 때는 발명진흥회가 단순히 특허청의 정책을 집행하는 기관인 줄만 알았는데 부회장에 취임하고 보니 하는 일이 생각보다는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앞으로 특허 현장의 니즈(needs)가 정부 정책에 잘 반영되도록 가교 역할을 강화하고 기업들이 지식재산을 활용해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동훈·박진용기자 hoon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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