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 내 수주 산업 계열사 경영진에 지난해 대규모 부실의 교훈을 통해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5일 서울 서초동 삼성물산 본사 대회의실에서는 이 부회장과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을 중심으로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과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등 설계·조달·시공(EPC)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가진 3대 계열사 대표이사와 전무급 이상 핵심 수뇌부 등 30여명이 참석한 간담회가 열렸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매년 1월 초 신년 하례식를 열고 새해 경영 화두 등을 담은 신년사를 발표해왔다. 그러나 이 회장이 장기 와병 중인 점을 고려해 삼성은 공식 신년하례 없이 그룹 경영 계승자인 이 부회장이 주요 계열사 경영진과 간담회를 여는 형식으로 올해 목표와 전략을 점검 중이다.
이날 오전9시40분부터 시작된 간담회는 계열사별 새해 전략 발표와 참석자 간 대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부회장과 3사 경영진은 1시간 정도 이어진 간담회 중 덕담을 주고받는 등 대체로 밝은 분위기 속에서 새해 의지를 다졌다. 그러나 3사 모두 지난해 대규모 부실을 냈고 올해 경영 계획을 밝히는 자리인 만큼 따끔한 충고도 있었다.
이 부회장은 "세 회사 모두 지난해 큰 적자를 냈는데 여기서 교훈(Lessons Learned)을 얻어 올해는 되풀이하면 안 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낮은 톤이었지만 나름 경고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실제 수주산업에 속한 3개사는 무리한 수주와 엄격한 생산관리 실패로 대규모 적자에 이른 것으로 분석하고 위험(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손실 이후 수주 전 단계에 원가와 리스크, 계약사항 전반을 검토하는 자체 기구를 뒀으며 건조 중 발생한 문제점과 개선사항은 시스템에 등록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3사 경영진과 간담회를 마친 뒤 잠깐 휴식시간을 갖고 그 자리에서 삼성물산의 상사·패션·리조트 부문과 기타 계열사들과 간담회를 이어갔다. 삼성물산 사장단을 구성하는 이부진·이서현 사장 등 이 부회장의 동생들도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에는 태평로 사옥으로 자리를 옮겨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삼성카드 등 금융계열사들과 간담회를 하는 등 연초부터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금융사 업무보고에서는 특히 지난해 집중 조명을 받은 핀테크와 자산운용 부분을 강화하는 방안 등이 집중적으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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