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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난집에 기름 부은 격" 환율 1200원 돌파하나

원·달러 환율 9.9원 급등

핵실험에 CDS 프리미엄 소폭 올라

당분간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



연초 중국 증시 폭락에 따른 외환 시장의 충격 여파가 채 가시기 전에 북한의 수소탄 실험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00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당분간 강 달러, 약 위안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발 리스크까지 불거지면서 외환 시장의 변동성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서울 외환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원50전 오른 1,190원에 장을 시작했다. 환율을 먼저 밀어 올린 것은 10시께 발표된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평가절하였다. 한 시간 뒤 수소탄 실험 소식이 전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11시45분께 1,197원90전에서 고점을 찍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인민은행 위안화 평가절하로 이미 위쪽을 바라보고 있던 상황에서 (수소탄 실험이) 거기에 기름을 부어 예전보다 원·달러 환율이 더 많이 움직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외환 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이 들어오면서 환율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고 결국 1,197원90전에 마감했다.

과거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했을 당시 원·달러 환율은 대체로 크게 오르지 않았다. 사건 발생 당일 기준 △2006년 1차 핵실험(-1.5%) △2010년 연평도 포격(-1.0%) △2011년 김정일 사망(-1.4%) 때를 제외하면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되레 환율이 떨어진 경우도 많다. 이날 환율 상승폭이 컸던 것도 북한보다는 중국의 영향이 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국제금융실장은 "천암함 피격 당시에도 꿈적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원·달러 환율이) 많이 올랐다"며 "수소 폭탄이 겁나서 올랐다기보다는 원·달러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트리거 역할을 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우리나라의 기초체력과는 상관없는 악재인 만큼 이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장기간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윤석 금융연구원 국제금융연구실장은 "핵실험은 우리나라 경제나 금융의 펀더멘털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단기적 요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실제 북한의 수소탄 실험 소식에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소폭 올랐지만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CDS 프리미엄은 이날 오전 57bp 수준에서 거래되다가 위안화 절하와 북한 핵실험 소식에 60.5bp로 소폭 오름세를 보인 뒤 이 수준에서 유지됐다.

이날 한국은행은 긴급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어 "중국 증시 불안 등 여러 대외 리스크가 상존하는 만큼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정부와 함께 시장 안정화 조치를 강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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