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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 생긴 경제 영향 제한적… G2리스크와 맞물린땐 파괴력

거시경제 영향

학습효과에 큰 흔들림 없겠지만

수출 부진·가계부채 급증 등 갈길 바쁜 경제 불확실성 커져

정부 24시간 점검체계 가동…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 마련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
정찬우(가운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과 관련한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갖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정부는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소식이 전해지자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소집했다.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미국과 중국, 이른바 주요2개국(G2) 리스크가 우리 경제를 둘러싼 최대 불안 요인으로 떠오른 가운데 북한의 핵실험으로 내부에 잠재돼 있던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틀 전 중국 증시 폭락으로 가슴을 한 차례 쓸어내린 금융 시장도 자칫 과민 반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시장은 냉정하리만큼 차분했다. 주식·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잠시 커지는가 싶더니 이내 안정을 되찾았다. 과거 북한 핵실험에 대한 '학습효과'가 컸다. 회의를 주재한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과거 미사일 발사, 핵 보유 선언 등 북한 관련 이슈가 발생했을 때 그 영향은 일시적·제한적이었다"며 "이번에도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 시장의 과도한 흔들림은 없었지만 갈길 바쁜 우리 경제에 골칫거리가 발생한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 리스크가 고조될 경우 가뜩이나 부진한 수출, 급증하는 가계부채 등 약한 고리가 언제든 균열을 일으켜 실물경제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인식도 대체로 이와 비슷하다. 북한 핵실험 리스크가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다른 리스크와 맞물릴 경우 파장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그동안 북한 리스크라는 악재에 내성이 생겨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여러 리스크가 상존하는 가운데 또 하나의 리스크가 추가됐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에 좋은 모습은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북한 리스크가 기존 리스크와 연계될 경우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거시경제) 경로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경제 불확실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경제정책을 운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최경환 부총리에서 유일호 부총리로 경제팀의 수장이 바뀌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연쇄 악재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고 경제 운용이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험상 북한 리스크는 단기적으로 영향을 주다 그칠 것"이라며 "이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 경제의 경착륙, 미국의 금리 인상, 중동에서의 종교적 갈등에 따른 유가 동향 등"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 위안화 평가 절하로 원화 절하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북한 리스크까지 겹쳐 외국인 자금 이탈이 더 가속화될 수 있다"며 "3기 경제팀이 하루빨리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이날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만일에라도 닥칠 수 있는 대외 신인도 저하, 외국인 투자 감소와 자금 이탈, 국내 투자 및 소비심리 위축 등 실물경제 영향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정 부위원장은 "어느 때보다 높은 경각심과 긴장감을 갖고 상황 변화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관계기관 합동 점검 대책팀을 구성해 24시간 점검 체계를 가동하고 제반 리스크에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점검해 필요할 경우 즉각 시행하기로 했다. 해외 신용평가사, 외국인 투자자 등에도 정보를 신속히 제공하는 등 시장과 소통을 강화해 안정시킬 예정이다. /세종=김정곤·박홍용·이태규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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