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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6]포드, 아마존과 뜻밖의 제휴… 치열해지는 스마트카 동맹·견제

글로벌 IT·車업계 합종연횡 가속

"스마트카 산업 주도는 우리가"

경계심 커 파트너 교체 빈번

국내사는 애플·구글 사이서 중립

기아자동차, '2016 CES' 참가
기아자동차 모델들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6'에서 가상현실(VR)을 통한 첨단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기아차는 이날 첨단 자율주행 기술을 아우르는 신규 브랜드 'DRIVE WISE(드라이브 와이즈)'를 새롭게 론칭했다. /사진제공=기아자동차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마크 필즈 포드 최고경영자(CEO)가 프레스 컨퍼런스 무대에 올라서기 직전까지 전 세계 취재진은 포드와 구글의 자율주행차 개발 협력을 확신하고 있었다. 포드와 구글이 합작사를 차릴 것이라는 얘기도 돌았다. 하지만 정작 포드가 선택한 파트너는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과 중국의 드론 기업 DJI였다. 자체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오토를 앞세워 스마트카 시장을 차지하려는 구글에 견제구를 날린 것이다.

다국적 정보기술(IT)·자동차 기업들은 스마트 산업의 주도권 선점을 위해 동맹을 맺어왔다. 구글이 결성한 오픈오토모티브얼라이언스(OAA)가 대표적이다. 세계적인 IT 회사 구글이 지난 2014년 1월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자동차를 결합한 스마트카 개발을 목적으로 IT업체 및 자동차 업체들과 결성한 글로벌 커넥티드카 개발 연합이다. 애플도 '카플레이' OS를 만들고 완성차 메이커를 속속 끌어오고 있다.

스마트카의 핵심 부품을 만들기 위해서도 자동차·IT 동맹은 불가피하다. 아우디는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와 함께 자율주행차의 두뇌 역할을 할 지능형 컴퓨터를 개발하고 있다. BMW는 삼성전자·파나소닉과 손잡고 차세대 차량 음성인식 서비스 개발에 공조하고 있다. 차량용 부품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LG전자는 이미 제너럴모터스(GM)과 메르세데스벤츠처럼 굵직한 완성차 메이커와 스마트카 핵심 부품을 공동 개발하는 상태다. 여기에는 폭스바겐과도 동맹을 맺은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와 IT 업계 간 뿌리 깊은 경계심 때문에 동맹만큼이나 견제도 치열하다.

자동차 기업들은 자신들의 텃밭이라 여기는 스마트카 시장에서 주도권을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IT업계는 스마트폰 이후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자동차는 더 이상 기계가 아닌 전자장비(전장)이라는 이유로 스마트카 산업에 적극 진출하는 추세다.



완성차 업계가 견제하려는 주요 대상은 IT 공룡, 그중에서도 구글과 애플이다. 도요타는 이들의 OS 대신 포드의 개방형 OS를 선택했다. 포드에 따르면 혼다 등 다른 주요 메이커도 이 OS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

독일의 주요 완성차 업체인 다임러·BMW·아우디가 노키아의 디지털 지도서비스인 '히어(Here)'를 인수한 것도 구글과 애플에 대항하기 위한 목적이다. 자율주행 같은 스마트카의 핵심 기능은 각지를 정밀하게 그려낸 디지털 지도가 필수인데 그간은 구글·애플의 지도 서비스가 큰 영향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독일 3사는 우선 유럽만이라도 구글·애플의 영향력을 줄여볼 심산으로 히어 인수를 결정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북미 스마트카 시장 진출을 위해선 결국 실리콘밸리 IT 기업들과 어느 정도 타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인 바이두는 자국의 스마트카 시장을 지키고자 미국 기업인 구글·애플을 견제하는 사례다. 바이두는 자체 커넥티드카 서비스인 '카라이프'를 최근 무료 제공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며 중립을 지키고 있다. 현재 스마트카 OS로 안드로이드 오토를 선택한 현대차는 조만간 애플의 카플레이도 자사 스마트카 OS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포드 OS에 현대차가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며 "스마트카 OS는 자율주행 기술처럼 고난도를 요구하는 핵심 기술로 볼 수 없는 만큼 구글·애플 OS를 활용한다 해서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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