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시장 글로벌 자산배분 투자로 대응해야
“요동치는 글로벌 금융시장 속에서 안정적인 투자를 위한 글로벌 자산배분 투자 수요가 늘어날 것입니다. 올해는 깊이 있는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으로 무장한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구성훈(55·사진) 삼성자산운용 사장은 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저성장·저물가·저금리 환경 속에서는 특정 자산에 집중 투자하기 보다 다양한 자산에 나눠 투자해 위험을 적절히 관리해야만 추가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 사장은 올해 운용방향도 이 같은 분석에 근거해 효과적인 글로벌 자산배분 투자에 집중할 방침이다. 구 사장은 “지난해 선보인 ‘글로벌다이나믹자산배분펀드’를 집중 육성하고, 글로벌 채권형·글로벌 자산배분형·해외 재간접 헤지펀드 등으로 영역을 넓혀 완성도를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을 실행하는 데 구 사장이 주목하는 또 다른 수단은 상장지수펀드(ETF)다. ETF는 일반적인 주식거래와 달리 매도할 때 0.3%의 거래세가 면제되는데다, 올해부터는 해외지수형 ETF도 해외주식펀드의 세제혜택 대상에 포함돼 배당소득세(15.4%)도 면제받게 된다. 일반적인 주식을 거래하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적게 드는 것이다. 구 사장은 “최근 글로벌 ETF 시장의 폭발적 성장은 금융위기 이후 강화되고 있는 위험관리와 자산배분에 대한 필요성이 융합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ETF의 강점을 투자자들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삼성자산운용의 ETF만을 가지고 글로벌 자산배분이 가능한 상품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고령화로 인해 중요한 화두로 자리 잡은 은퇴상품 시장에서는 차별화된 상품을 통해 국민들의 노후 걱정을 줄이는 데 선도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저금리 상황에서는 원금보장형 은퇴상품으로 노후대비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적배당형 은퇴상품이 각광 받을 것”이라는 게 구 사장의 생각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우선 미국 캐피탈사와 공동으로 ‘한국형 은퇴상품’을 개발해 올 1·4분기에 선보일 계획이다. 구 사장은 “앞으로 삼성자산운용의 대표상품으로 자리 잡을 펀드”라며 “은퇴시기를 정해놓고 연령에 따라 투자자산 비중을 조절하는 상품으로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글로벌 사업 강화도 구 사장이 올해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중국, 일본, 인도 중소형펀드 등 해외투자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해외 펀드 수탁고를 1조원 가까이 늘렸다. 그러나 아직 해외 비중은 전체의 10% 미만에 불과하다. 구 사장은 “삼성생명의 지분인수를 계기로 빠른 속도로 글로벌 인프라를 구축했다”며 “삼성생명의 뉴욕, 런던법인과 서울 본사 및 홍콩지사 등을 연결해 글로벌 24시간 운용체제를 구축한 만큼 해외상품에 대한 투자역량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외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연기금 등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도 활발히 전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자산운용이 해외의 유명 금융회사와 연이어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는 것도 이 같은 경영방침의 일환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중국, 인도, 미국 등의 유력 금융회사들과 파트너십을 맺었고 올 상반기에는 중국 2대 은행인 건설은행 산하 자산운용사 건신기금과 공동으로 개발한 ETF를 중국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특히 건신기금이 해외시장에 투자할 때 삼성자산운용의 상품을 활용하는 방안을 포함해 운용업 전체로 사업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건신기금은 지난 2005년 설립된 운용사로 현재 자산운용 규모는 80조원에 달한다.
글로벌 펀드시장의 주류인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은 현지 운용사 인수합병(M&A)을 통해 공략해 나갈 방침이다. 구 사장은 “전체 펀드시장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미국과 유럽”이라며 “현지 자산운용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첫 단계로 시작해 경제적 이익이 창출될 수 있는 운용사의 경우 M&A까지 고려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운용업계의 새로운 투자영역으로 각광받고 있는 대체투자 분야는 삼성그룹 계열사들과 협력해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구 사장은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해외 대체투자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기에 좋은 파트너들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라며 “앞으로 수십 년간 사업규모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시아 인프라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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