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휴대폰을 사서 개통하는 단말기 자급 고객이 늘고 있다.
이는 저가 알뜰폰 가입자가 폭증하고 20% 요금할인 가입자가 늘고 중국산 저가폰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통신사에서 휴대폰을 사서 개통하는 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우체국은 지난 4일부터 3일 동안 신규 가입자 2만5,000명을 끌어 모았다. 월 기본료 2,900~6,000원 요금제와 월 3만9,900원(부가가치세 별도)에 음성통화와 데이터, 문자메시지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래 사용하던 휴대폰에 알뜰폰 요금제를 쓸 수 있는 유심(USIM) 칩만 끼워서 사용하겠다는 신규 가입자 비율(58%)이 새 단말기까지 구매하는 고객(42%)보다 월등히 높았기 때문이다. 알뜰폰 업계 전체로 보면 유심 가입은 최대 80%까지 늘어난다. 미래부 관계자는 "기존에 사용 중이거나 중고 단말기를 활용하려는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30~40대가 알뜰폰으로 '갈아탄' 점도 눈에 띈다. 미래창조과학부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알뜰폰은 기존 이통사 통신망을 그대로 이용해 통신품질이 같다"며 "기존에는 50대 이상 가입자가 절반 이상이었지만 신규 요금제에서는 30~40대가 51%였다"고 말했다.
휴대폰 단말기 지원금 대신 앞으로 낼 통신요금의 20%를 할인 받는 20% 요금할인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도 단말기 자급제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20% 할인제는 단말기 자급 또는 2년 약정 기간이 지난 중고 단말기, 해외에서 산 휴대폰 이용자에 유용하다. 20% 요금할인 가입자는 지난해 1월 11만 명에서 같은 해 12월 430만 명 수준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20% 요금할인에 대한 관심도는 최근 정부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웹페이지를 통해 제공하기 시작한 '20% 요금할인 가능 단말기 조회' 서비스에서도 나타났다. 원래 하루 평균 많아야 3,000명 정도 됐던 사이트 방문자 수가 지난 5일 시작과 더불어 5~6만 명으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성비(가격대비 성능)가 뛰어나다고 알려진 중국 스마트폰 인기도 휴대폰을 사서 개통하는 문화 확산에 일조하고 있다. 통상 구매 대행 회사를 거쳐야 해 개통까지의 과정이 복잡한데다 1대 이상 사려면 전파인증까지 받아야 하지만, 쇼핑몰 사이트인 11번가에서는 샤오미의 '홍미노트3'가 1만 대 이상이 팔렸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한 통신 업계 관계자는 "전체 이동통신 가입 휴대폰 숫자가 5,840만 개인데 그 중 90만개가 자급제 이용자로 추산된다"며 "가성비를 따지는 실속형 통신 소비 유형과 맞물려 '폰 따로 통신 따로' 분위기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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