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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이슈메이커] 국내 수입차 7년째 1위…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의 리더십

"한국 잡으려면 '한국인' 알아야"… 15년 정성 '넘버원 BMW' 만들었다

국내 유일 드라이빙센터 건립… 재단 설립 5년만에 143억 기부

화재사고 원인 파악 전 먼저 사과

눈앞의 이익 내는 것보다 프리미엄 이미지 노력 기울여

김효준 사장

"중국도 아니고 한국에 그리 큰 드라이빙센터가 왜 필요합니까?"

독일 BMW 본사 임원들은 BMW코리아가 770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들여 축구장 33개 크기의 드라이빙센터를 왜 지어야 하냐고 물었다. 그때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은 준비해간 영상을 틀었다. 국내 일반 대형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안마의자에 고객들이 앉아 성능을 체험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김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한국 소비자들은 안마의자 하나도 절대로 바로 구입하지 않습니다. 반드시 미리 체험을 해야 삽니다. 한국 시장에서의 장기적 성장을 위해서는 꼭 BMW 고객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BMW를 만끽할 수 있는 드라이빙센터가 꼭 필요합니다."

지난 2014년 8월 BMW코리아가 인천 영종도에 문을 연 드라이빙센터 건립을 위해 김 사장이 독일 본사 임원들을 설득했던 장면이다.

김 사장이 보인 기지 덕에 BMW코리아는 국내 자동차 업체에도 없는 드라이빙센터를 가진 유일한 브랜드가 됐다. 김 사장의 판단은 정확했다. 드라이빙센터는 지난해 5월 개장 9개월 만에 누적방문객 10만명을 돌파했다. 자동차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꼭 한번 가봐야 할 곳으로 입소문이 퍼졌고 명소가 됐다. 자연스럽게 BMW에 대한 이미지 제고는 물론 판매도 늘었다.

BMW코리아가 기어이 7년 연속 국내 수입차 판매 1위 자리를 이뤄냈다. 업계에서는 비결에 대해 김 사장의 역량을 가장 큰 요소로 꼽는다.

수입차 업체가 국내에서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본사로부터 인기차종의 물량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 물량확보가 곧 판매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사장의 존재감은 BMW 본사에도 잘 알려져 있다. 아시아인 최초로 2003년 본사 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이언 로버슨 BMW그룹 세일즈마케팅 총괄사장이 "한국 시장은 걱정하지 않는다. 닥터 김이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지난해 11월 한국인 최초로 한상윤 BMW코리아 전무가 말레이시아법인장으로 발탁되면서 김 사장의 역량은 다시 한번 부각됐다. 연초 간담회에서 "본사를 찾아가 한국 직원 중에도 다른 나라에서 사장 할 사람이 있다고 추천했다"며 "동료 직원이 사장으로 커갈 수 있게 경험과 지혜를 할애할 것"이라고 한 말이 실제로 이뤄진 것이다.



BMW코리아 직원들 역시 김 사장과의 대화를 어려워하지 않는다. 아버지 같은 푸근한 분이라고 귀띔했다. 매일 가장 먼저 회사에 출근하고 직원들에게 추천할 도서가 있으면 직접 사인해 선물하기도 한다.

김 사장의 리더십은 한국 시장에서 BMW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이미지를 쌓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동반자인 딜러사들과의 관계를 구축하는 데 역량을 쏟고 있다. 4월 영종도에서 실시한 'AS1' 행사가 대표적이다. 딜러사 소속 AS 직원들과 가족들을 영종도 드라이빙센터로 불러 '아버지 그리고 내 남편이 멋진 일을 하는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행사를 진행했다. 수입차의 최대 약점인 AS를 딜러들에게만 맡기지 않고 함께 개선해나가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김 사장의 빠른 상황판단 역시 BMW코리아가 7년 연속 1위를 기록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11월 총 4건의 화재가 잇달아 발생하며 BMW코리아 내부에서는 '아직 정확한 원인이 나오지 않았는데…'라며 말렸지만 김 사장은 본인 명의의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며 소비자들에게 머리를 숙였다.

김 사장의 아이디어는 BMW그룹 전체를 바꾸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BMW코리아와 딜러사·구입자가 일정금액을 기부하는 BMW코리아 미래재단이 대표적이다. 2011년 자본금 36억원으로 BMW코리아 미래재단을 설립해 최근까지 모두 143억원을 사회에 직간접적으로 기부했다. 2014년에만도 총 39억4,500만원을 쾌척했다. 자동차학과 학생 20~30명을 뽑아 교육시키고 BMW 엔지니어로 채용할 때 가산점을 주는 한편 초등학생 대상 과학교육 프로그램인 '주니어캠퍼스'를 통해 매년 1만5,000여명의 어린이를 교육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 사장의 역량이 올해도 역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수입차는 사치재라는 인식을 없애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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