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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판 걷는 중국시장, 뒤 따라가는 한국 시장

상하이 증시-코스피 상관관계 0.75로 세계 증시중 최고

환율도 위안화 동조화 심화… "中 정책이 시장 좌우"지적



새해 초부터 중국 증시가 연일 급등락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면서 갈수록 중국 경제와의 동조화 현상이 강화되고 있는 한국 금융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은 중국 증시와의 밀접도를 뜻하는 상관계수가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고 외환시장에서도 위안화와 원화가 동조하는 움직임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 금융시장에 대한 과도한 개입을 비롯한 중국 정부의 서투른 대응책이 중국뿐 아니라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국내 금융시장이 한국 정부보다 오히려 중국 정부의 정책에 좌지우지되고 있는 형국이라는 지적마저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날 중국 증시 폭락의 여파로 장 시작과 함께 1,900선이 무너지면서 오전 한때 1,883.82까지 밀려났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대주주의 지분매각을 제한하고 위안화 환율을 절상하면서 상하이증시가 상승 출발했다는 소식에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뒤 오후 들어 상승폭을 키워가며 전일 대비 0.70% 오른 1,917.62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루에만 무려 35포인트 가까이 출렁인 셈이다. 이에 앞서 중국 증시가 7% 넘게 폭락하며 거래가 전면 중단됐던 지난 4일과 7일에도 코스피는 천당과 지옥을 동시에 경험하는 널뛰기 장세를 연출했다.

김예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 증시의 흐름은 중국 증시가 개장해야 알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양국 증시의 동조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대외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에서 대(對)중 수출 비중 역시 가장 높다 보니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로 중국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때마다 국내 증시도 함께 요동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이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코스피지수의 밀접도를 나타내는 상관계수를 집계한 결과 0.75로 전 세계 주요국 증시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관계수가 0.75라는 것은 사실상 두 지수가 똑같이 움직이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평가했다.



외환시장도 위안화 눈치를 보며 출렁거렸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를 9거래일 만에 절상하자 원·달러 환율은 7거래일 만에 하락하며 1,198원10전으로 마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5거래일간 위안화가 달러 대비 1.44% 절하되는 동안 원화 가치는 2.11% 하락했다. 최근 3개월간 보면 위안화는 3.57%, 원화는 3.28% 각각 절하됐다. 중국이 통화바스켓을 도입한 지난해 8월11일 전후로 원·달러 환율과 위안·달러 환율의 상관계수를 구해본 결과 1월 1일부터 8월10일까지의 상관계수는 -0.015%였다. 하지만 8월11일부터 12월31일까지는 상관계수가 0.324%로 전환됐다.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던 두 환율이 같은 방향으로 간다는 의미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요동치는 중국 증시를 보면 중국 정부의 정책 실패가 드러난 셈"이라며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듯이 중국 정부의 서투른 정책이 중국과의 동조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한국 금융시장의 리스크를 키우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도 처음으로 중국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2차 서면질의 답변서를 통해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다만 연착륙하더라도 한국의 높은 대중 수출 비중 등으로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현상·김상훈기자 kim012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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