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주가가 새해 들어 가파르게 오르면서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중국 증시 폭락과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증시를 둘러싼 환경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주가가 크게 오르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특히 주가 상승 모멘텀이 연이은 해외 수출계약에 따른 것이어서 시장에서는 종근당이 '제2의 한미약품'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종근당은 8일 코스피지수가 중국 증시 영향으로 하루 종일 출렁이던 속에서도 전날 대비 4.39%(6,500원) 오른 15만4,500원에 거래를 마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6일에 이어 2거래일 만에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 치운 것이다.
종근당 주가는 지난해 내내 5만~9만원대에서 박스권을 형성했지만 올 들어 상단을 뚫고 거침없이 상승하고 있다. 올 들어 5거래일 동안에만 무려 60.77%가 올랐다. 현재 시가총액은 1조4,536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39% 증가했으며 유가증권시장 내 시총 순위도 219등에서 135등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주식을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리는 수급주체는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비록 이날 22억원 순매도했지만 새해 들어 5거래일 동안 10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연일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는 모습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종근당이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는 이유는 연초부터 글로벌 유명 제약사와 기술 수출 계약을 연이어 성사시켰기 때문이다. 종근당은 지난 4일 당뇨병 치료제 3종(자누비아·자누메트·자누메트XR3)과 고지혈증 치료제 2종(바이토린·아토젯) 등 5개 품목을 한국MSD와 공동으로 판매하는 협약을 맺었다. 시장에서는 한국MSD와의 계약으로 종근당의 매출액이 연평균 2,000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UBIST)에 따르면 MSD는 당뇨 및 고지혈증 치료제 판매로 2014년 1,908억원, 2015년 2,000억원(추정)의 매출(원외처방 기준)을 각각 기록했다. 종근당은 또 5일 일본 후지제약공업과 2세대 빈혈치료제 바이오시밀러인 'CKD-11101'을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CKD-11101은 오는 2018년 제품 출시를 목표로 현재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김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종근당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신제품 파이프라인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며 "현재 임상 단계가 초기이고 임상시험 진행 정도에 따라 큰 폭의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7만8,000원에서 17만원으로 117.9% 높여 잡았다.
종근당이 올해 초 수출 계약을 맺은 기술 외에도 미국·호주 등에서 진행하고 있는 임상시험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시험이 추가로 성공하면 주가에 또 다른 호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종근당은 지난해 3·4분기 누적 임상시험 승인건수 1위(26건)에 오를 만큼 높은 기술개발 성공 가능성이 높다. 2위를 차지한 한미약품(17건)보다 9건이 높은 수치다.
한미약품·LG생명과학 등 다른 바이오·제약주들에 비해 현재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점도 종근당의 추가 상승에 힘을 보탠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종근당의 올해 주가수익비율(PER)은 22.2배로 한미약품(142.7배), LG생명과학(57.4배)에 비해 크게 낮다. 이승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종근당의 PER는 22배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라며 "올해 매출액 및 영업이익이 각각 39%, 50%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저평가 매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창영기자 kc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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