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대우증권을 품은 박현주(57·사진)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명품 기업, 1등 기업 사냥이 계속되고 있다. 앞서 골프용품 세계 1위인 타이틀리스트의 모회사를 인수하고 세계 최고급 호텔인 포시즌과 페어몬트 호텔 등을 사들인 박 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 산하 사모펀드(PEF)를 통해 세계적 명성의 브랜드 '코렐'을 보유한 미국 월드키친사 인수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이번 주부터 3월까지 두 달간 싱가포르, 홍콩, 미국, 호주 등을 잇따라 방문해 해외투자 사업건을 직접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기간 월드키친 대주주인 미국계 PEF 오크트리캐피털파트너스 등과 월드키친 인수 협의를 집중 조율할 계획이다. 월드키친은 '깨지지 않는 접시'로 유명한 코렐(Corelle)과 100년 전통의 내열유리 계량컵 브랜드 파이렉스 등으로 유명한 주방용품 전문기업이다. 미국내 1위 식기 브랜드라는 인지도를 앞세워 향후 중국 진출을 통해 세계 1위로 도약해 매출과 수익을 큰 폭으로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미래에셋이 투자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12월 대우증권 인수 기자간담회에서 샌프란시스코 페어몬트 호텔 인수에 대해 "호텔업계의 피카소 같은 작품을 샀다" 면서 "지속적으로 해외에서 좋은 기업을 M&A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으며 그러기 위해 자본을 준비해 놓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미래에셋은 호주 시드시의 포시즌 호텔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포시즌 호텔 앤 리조트와 손잡고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 '포시즌 호텔 서울'을 직접 개장한 바 있다.
IB업계 고위관계자는 "박 회장은 미래에셋에 투자 전문 그룹으로 정체성을 강조하며 해외 진출에 관심이 많다" 면서 "전문성이 높은 회사에 대한 투자를 선호해 자연스럽게 1등 기업과 명품 브랜드를 확보한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박 회장도 "아모레퍼시픽이나 한미약품 같은 회사에 기립 박수를 쳐주고 싶다"며 재계에 선단식 경영을 지양하자는 메세지를 강조하고 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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