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커지는 친환경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핵심 요소로 꼽히는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올해 첫 모터쇼인 '2016 북미 국제 오토쇼(NAIAS·이하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이 앞다퉈 기술을 뽐내며 불꽃 튀는 다툼을 예고했다.
11일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Cobo)센터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삼성SDI는 한번 충전에 최대 600㎞까지 주행 가능한 고(高)에너지밀도 전기차 베터리 셀 시제품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현재 업계가 제시 중인 것(최대 500㎞)보다 20%가량 향상된 기술이다. 조남성 삼성SDI 사장은 "이번 전시에서 고객과 시장이 원하는 다양한 솔루션과 제품을 선보여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선도하고자 한다"면서 "특히 고에너지밀도 배터리 셀을 비롯해 초슬림 배터리 팩과 LVS(Low Voltage System) 솔루션 등을 통해 북미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6'에서도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아우디 e-트론 콰트로 콘셉트카'에 적용된 95 ㎾/h의 배터리(최대 500㎞ 주행)를 공개했다.
업계 1위로 꼽히는 LG화학은 GM의 장거리 주행 순수 전기차 '볼트 EV'의 양산형 모델을 통해 맞섰다. GM의 야심작으로 불리는 '2세대 볼트'는 LG화학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LG화학 관계자는 "1~2세대 볼트는 물론 내년 출시를 앞둔 '3세대 볼트'에도 한번 충전으로 최대 320㎞를 달릴 수 있는 LG화학의 배터리가 탑재된다"며 "이는 주행 거리뿐만 아니라 무게·가격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은 상황에서 현존하는 최고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LG화학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성장한 중국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중국 난징에 고성능 순수 전기차 기준 연간 5만대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고 올해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LG화학은 또 올 4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국내 최초로 하이브리드 소형 SUV인 기아차 니로(NIRO)에도 배터리를 납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가 내놓을 친환경차 '아이오닉'에 이어 '니로'까지 휩쓸며 국내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관련 업계 2위 업체인 파나소닉이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에 16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만큼 배터리 업체 간의 전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며 "전기차 관련 시장은 2020년 600만대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트로이트=박재원기자 wonderfu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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