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준혁 이사회의장 신년사서
"블리자드, 킹닷컴 M&A 등 모바일 위주로 시장 급속재편
넷마블 브랜드 각인시켜야"
지난해 인수 美 SGN 통해 북미·유럽 겨냥 신작 출시
추가 인수합병 추진 가능성… '실탄확보' 자회사 상장도 관심
글로벌 게임사들 간 인수합병(M&A)가 잇따라 전개되는 가운데, 국내 모바일게임의 최강자인 넷마블게임즈의 방준혁(사진) 이사회 의장이 '글로벌'에 방점을 둔 새로운 5년 계획 구상에 착수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방 의장은 지난 4일 서울 구로 본사에서 신년사로 "글로벌 시장의 급격한 재편이 예상되는 올해 넷마블은 글로벌 이용자들에게 자사 브랜드를 확실히 각인시키는 한 해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마디로 글로벌 게임사들이 합종연횡을 통해 확고한 아성을 구축하는 추세에서 더 이상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방 의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미국 게임 개발사인 액티비전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가 영국 모바일 게임사인 킹닷컴을 인수한 사례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블리자드가 59억달러(한화 약 6조7,000억원)에 인수한 킹닷컴은 모바일 게임 '캔디크러쉬사가'를 개발한 곳으로 유명하다. 블리자드는 '디아블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온라인 PC게임에서 히트작을 냈으나 모바일 게임에서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었다. 게임시장 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글로벌 매출 순위에서 액티비전과 킹닷컴은 각각 5위와 10위다. 블리자드는 이번 인수로 중국 텐센트에 이어 단숨에 2위로 올라섰다. 블리자드는 지난해 3·4분기 매출 9억 9,000만 달러(한화 약 1조 1,180억 원), 영업이익 1억 9,600만 달러(한화 약 2,213억 원)를 각각 기록했다.
일본 소프트뱅크 역시 2013년 핀란드 게임 개발사 슈퍼셀의 지분 51%를 15억달러(한화 약 1조6,000억원)에 사들였다. 모바일게임 '퍼즐앤드래곤'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 역시 소프트뱅크의 자회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방 의장은 게임 시장이 모바일 게임으로 전환하는 추세에서 해외 진출을 급속히 늘려야 블리자드, 소프트뱅크, 텐센트 등과 경쟁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넷마블이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지난해 7월 1억3,000만 달러(한화 1,500억원)에 인수한 미국 게임사 SGN의 활동에 관심이 모아진다. 넷마블은 연내 북미와 유럽시장을 겨냥한 모바일 게임을 SGN을 통해 출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덩치를 키워나가기 위해 또 다른 해외 게임사를 인수하거나 대형 IP(캐릭터, 스토리 등 지적재산권) 확보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투자금 마련을 위해 넷마블엔투·넷마블몬스터·넷마블넥서스 등 자회사 3곳의 국내 상장도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방 의장은 지난 2011년 5년 내 연 매출 1조원 달성을 골자로 5년 계획을 내부적으로 수립해 계획보다 1년 앞당겨 지난해 달성했다. 지난해 3·4분기까지 넷마블의 누적매출은 7,290억원으로 이 가운데 25%가 해외 매출이다.
넷마블의 관계자는 "내년에는 유명 IP(게임 캐릭터, 스토리 등 지적 재산권)를 활용해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개발하고 현지 법인 및 파트너사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할 것"이라며 "디즈니 IP를 결합한 모바일게임 '모두의마블 디즈니(가칭)'를 올해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지영기자 ji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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