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롯데마트의 삼겹살 갑질 논란이 일면서 이른바 ‘대기업 갑질’이 화두로 떠올랐는데요. 이번엔 롯데백화점입니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롯데백화점의 높은 수수료와 각종 비용 전가로 하나 둘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고 합니다. 한지이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롯데그룹은 지난 12일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강화하겠다며 상생펀드 규모를 6,000억원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롯데마트가 삽겹살 납품업체에 납품단가를 30~50% 후려쳤다는 논란이 인지 하루만입니다.
중소업계에서는 비단 롯데마트에서만 롯데의 갑질 횡포가 벌어지는 게 아니라고 입을 모읍니다. 롯데백화점에서도 입점업체들의 수수료가 너무 높고, 기타 판촉비도 강요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롯데백화점에 입점한 중소기업이 내는 판매수수료는 평균 38%. 입점업체가 100만원어치 물건을 팔면, 롯데백화점이 자릿세로 38만원을 가져가는 셈입니다.
백화점 정기세일 기간에는 할인율 10%p에 수수료 인하는 1%p에 불과합니다. 블랙프라이데이 등 추가 세일이 들어가도 판매수수료는 변함이 없습니다. 입점업체들은 원가에, 운영비, 인건비등 비용이 드는 상황에서 수수료까지 떼면 남는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A입점업체 대표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수수료 내려달라고 해도 내려줄 사람들도 아니고….
뿐만 아니라 점장 권한으로 매장 위치를 마음대로 바꾸고 인테리어비 명목으로 추가 비용을 청구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A입점업체 대표
백화점 물건 전부 빼고 싶지만 저를 따르는 직원들이 수백명이 됩니다. 저 직원들만 자리 잡을 수 있다면 백화점 거래 진짜 안하고 싶어요.
백화점의 중소 입점업체 쥐어짜기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매장끼리는 내부 매출경쟁을 시켜, 매출이 나오지 않은 업체는 매장을 아예 구석으로 몰았습니다. 계절마다 하는 백화점 정기 세일 이외의 자체 세일도 알아서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만든 겁니다. 업계 관계자는 “울며 겨자먹기로 손해를 감수했지만, 적자에 C급 거래업체로 낙인이 찍힌 곳은 결국 부도가 나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롯데백화점은 수수료는 시장 원리에 따라 결정했고, 받은 수수료중 일부는 판촉광고등 입점업체들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끊이지 않는 롯데그룹의 갑질 논란. 롯데그룹이 6,000억원의 상생펀드를 운영한다고 강조해도 롯데그룹이 전근대적인 경영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거래 중소업체들의 한숨소리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서울경제TV 한지이입니다.
[영상취재 신귀복 /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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