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전 세계 증시가 추락하고 있다. 올해 금융 시장이 갈 길이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지난해 초반 받았던 부담 수준과 비슷하다. 전문가들이 내놓는 전 세계 경제 전망을 보면 지난해 상황이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다. 국제원유 가격이 반 토막 나면서 된서리를 맞았고 이어 신흥국 증시, 귀금속 가격, 미국 고수익(하이일드) 채권 등이 피해를 입었다.
이런 흐름이 올해도 계속 이어질지는 일단 두고 봐야 한다. 우선 전 세계적으로 주식 쪽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정보기술(IT)·헬스케어·소비재 관련 기업이 유망하다. 이 부문에 강점을 가진 미국이 단기적으로는 힘들지 몰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웃게 될 것이다.
국내 주식 시장으로 눈을 돌려보자. 우선 코스피지수로는 접근하지 않는 편이 좋다. 코스피와 연관된 상품을 사놓고 기다려도 박스권을 탈출해 수익을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는 새로운 성장 산업이 무더기로 출현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산업별로 명암 차이가 크다. 구체적으로는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스마트카·사물인터넷(IoT)·공유경제·합리적소비 관련 종목에 집중해보는 것이 좋다.
채권은 지난해 미국의 금리 인상 조치와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신흥국은 물론이고 미국 하이일드 상품의 가격이 내렸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올해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는 예상보다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 역시 상반기의 혼란기를 지나면 어느 정도 안정세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신흥국 국채와 미국 하이일드 채권 상품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도 있다. 국내 국채는 중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매력적인 상품은 아니다. 다만 예금에 돈을 넣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부동산 중에서 일반 아파트 또는 상가에 투자하는 전략은 높은 수익률을 거두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모든 부동산 자산의 가격이 비슷한 수준으로 오르던 때는 지났다. 수익률이 뒷받침되는 물건이나 아이디어로 부가가치를 올려야 한다. 단순한 사무공간이 아니라 고령화 시대를 고려해 새로운 주택 유형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역발상 투자'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많은 투자자가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실제로 원자재 가격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고 미국도 금리 인상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예상외로 물가가 정상 궤도로 들어서면서 국제유가도 바닥을 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렇게 진행된다면 올해 하반기에는 신흥국의 주식과 채권, 원자재, 미국 하이일드 채권 등에 투자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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