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생산직에 대한 희망퇴직에 나선다.
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은 지난주 중반부터 이날까지 일반직(생산 직군)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달 초에도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한 달 만에 다시 희망퇴직을 진행한 것은 예상보다 생산 부문의 퇴직 신청자가 적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희망퇴직에서 목표치를 채운 연봉직(사무 직군)은 이번에는 대상에서 뺐다.
앞서 STX조선해양은 지난달 채권단으로부터 금리 1% 인하 등 추가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올해 안에 930명을 감축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이병모(사진) STX조선해양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건조 능력을 줄여야 한다"며 "생산직을 더 감축할 계획이고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STX조선해양은 지난달 희망퇴직 접수를 마친 뒤 권고사직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최대한 희망퇴직 기회를 열어둠으로써 인력 축소 과정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당분간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중형급 유조선과 액화천연가스(LNG)선으로 선종을 단순화할 계획이지만 군함 등을 만드는 특수선 부문을 아예 접지는 않을 계획이다. STX조선해양의 특수선 수주잔량은 4척으로 올해 말 인도가 마무리되면 일감이 끊긴다. 이 사장은 "어떻게 얻은 (특수선 건조) 자격인데 쉽게 포기할 수 없다"며 경영이 정상화되면 특수선 수주에 다시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국내 특수선 건조사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한진중공업까지 모두 4곳으로 군이 제시하는 요건을 충족해야만 자격을 받을 수 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달 채권단의 추가지원 결정으로 급한 불은 잡았다. 그러나 유동성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만큼 원가 절감과 생산성 향상이 절실하다. 수주 가뭄의 벽도 뛰어넘어야 한다. 이 사장은 "올해가 진짜 고비"라며 경영 정상화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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