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지난달 역대 최대 해외생산 기록을 갱신하면서 본격적인 '해외생산 체제'를 가동했다. 올 5월 완공예정인 기아차 멕시코 공장이 돌아가면 해외생산 비중은 기아차 사상 최초로 50%를 넘어서게 된다.
18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아차의 해외생산은 14만2,330대로 역대 가장 많은 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1.4%나 증가한 수치다. 11월 12만4,857대를 나타내며 기록을 갱신한 지 한 달 만에 11.4%나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2012년 7월 이후 37개월 만에 지난해 8월(8만3,061대) 역대 최저 생산량을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후 연말 생산 대수가 2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올해 해외생산 전략도 청신호가 켜졌다"며 "기아차의 해외 생산 체제 시작을 예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올 5월 연산 30만대인 멕시코 공장이 완공돼 연간 총 168만대 해외생산이 가능해진다. 국내 생산량(163만대)을 최초로 넘어선 수치다. 기아차 사상 처음으로 해외생산 비중이 50%를 넘어서는 만큼 의미가 남다르다.
기아차의 해외 생산이 대폭 늘어난 것은 중국공장의 생산량 확대가 큰 몫을 차지했다. 기아차는 지난 11월 7만65대를 중국시장에서 판매하면서 처음으로 월 7만대 기록을 돌파했다.
기아차는 2002년 둥펑위에다와 합작으로 중국 염성에 공장을 설립, 첫 해외생산 차종인 천리마(중국전략차종)를 생산했다. 이후 2007년 2공장, 2014년 3공장 등을 설립해 연간 74만대 생산이 가능해졌다. 기아차 관계자는 "중국시장이 회복되면서 생산 능력 대비 가동률이 떨어졌던 공장들이 신차효과 등으로 활발히 돌아간 덕분"이라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미국과 유럽공장에서 생산하는 쏘렌토와 스포티지 판매가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또 2006년 슬로바키아 질리나에 연산 30만대 공장을 설립해 스포티지 및 유럽 전략 차종인 씨드와 벤가를 생산하고 있다. 2009년에는 미국 조지아에 연산 34만대 공장을 지어 쏘렌토와 K5, 싼타페(위탁생산)를 생산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업체의 해외생산량은 지난 3월 40만1,784대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월 40만대 벽을 돌파했다. 이후 올 10월에는 41만2,716대를 생산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데 이어 12월 46만5,280대를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가 해외에서 인기가 높아지면서 현대차처럼 해외생산 비중을 차츰 끌어 올려갈 것"이라며 "현대기아차가 이끄는 국내 업체들의 해외 생산 역시 올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자동차 산업의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재원기자 wonderuf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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