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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왔다" 중국·원자재펀드 돈 몰리지만… "변수 많다" 경계론

펀드 15% 이상 손실 불구 올들어 설정액 되레 늘어

中 정책혼선 등 악재 산적… 유가도 변동성 확대 예상

"공격적 매수할때 아니다"


지난해 4월 중국 펀드에 5,000만원을 넣었던 A(40)씨는 최근 1,000만원을 추가로 해당 펀드에 다시 투자했다. 지난해 4월부터 이날까지 이 펀드는 30%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더 이상 중국 증시가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A씨는 "4월 기준으로 1만2,000포인트가 넘었던 홍콩H지수가 현재 8,000포인트로 30% 이상 하락한 만큼 추가로 펀드를 매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초 중국 증시와 원자재 시장이 급락하면서 여기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대부분 큰 폭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지만 오히려 최근 들어 자금이 최근 몰리고 있다. 현재가 바닥권이라고 판단한 개인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격적인 매수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1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국내에서 운용되고 있는 중국 펀드 165개(상장지수펀드 제외)의 설정액은 연초 대비 230억원이 늘어나 7조3,42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정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펀드는 '삼성중국본토중소형FOCUS증권자H[주식]'로 91억원이 늘어났다. '삼성중국본토레버리지증권자1[주식-파생재간접형]'과 '신한BNPP중국본토RQFII증권자1(H)[주식]'의 설정액도 각각 90억원, 46억원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익률(A클래스 기준)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중국본토중소형FOCUS증권자H[주식]'는 -17.05%, '신한BNPP중국본토RQFII증권자1(H)[주식]'은 -23.26%의 수익률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 펀드들의 손실이 커지고 있음에도 자금 유입은 지속되는 이유는 일부 투자자들이 현재 중국 증시를 바닥이라 판단하고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시장 전문가들도 상해종합지수가 3,000선 아래로 내려갈 경우 성장주와 우량주 중심으로 분할 매수하는 전략을 권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의 제한적인 증시 개입과 유가 하락, 달러 강세 등 글로벌 악재들로 인해 중국 증시가 쉽게 반등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강재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외 위안화 환율의 불안이 지속되고 있고 정부의 금융 리스크 축소 정책으로 반등의 힘이 약한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회복과 증시 반등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중국 증시에서의 신용잔액은 현재 1조위안 수준으로 연초 대비 13.4% 감소했다"며 "글로벌 이슈들이 산재해 있어 당분간 중국 증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정책 대응과 단계별 악재에 대한 해소과정을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 상반기 중국 증시에는 환율 약세, 정책 불확실성, 기업신용위험 증가 등 지수 하락을 유도할 변수들이 많다"며 "현재 공격적인 저가매수를 진행할 시점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한편 원자재펀드에도 중국 펀드처럼 저가 매수를 노린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원유 가격이 30달러선이 무너지는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바닥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연초 이후 '삼성WTI원유특별자산투자신탁1[WTI원유-파생형]'의 수익률은 -15.03%로 부진하지만 같은 기간 설정액은 41억원 증가했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의 약세 기조는 최소 올 1·4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유가 하락에 따른 산유국들의 재정난 심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 셰일업체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속화 등에 따라 가격 변동성 확대가 예상돼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호·박민주기자 parkm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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