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수 중소기업청장 재임이라는 진기록을 세운 한정화(사진) 전 청장은 떠나는 순간까지 중소기업의 미래를 고민했다.
한 전 청장은 1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국내 중소기업계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글로벌화가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선 중소기업청의 관련 예산과 조직이 지금보다 강화돼야 한다"며 "기술력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중소기업들이 좁은 내수 시장을 탈피해 세계 무대로 나아가 기회를 찾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3년 3월 민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중소기업청 수장에 오른 한 전 청장은 교수 출신이란 주변의 우려에도 굵직한 중소기업 정책을 쏟아내며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창조경제 추진체 역할을 도맡아 해냈다는 평가다. 학자 출신임에도 현장 경험이 풍부해 현장의 목소리를 이론과 잘 접목시킨 정책을 내놓았으며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도 해야 할 말은 똑부러지게 하며서 중기청 직원들의 자긍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는 후문이다.
그는 임기 동안 벤처창업 자금 생태계 선순환 방안, 성장 사다리 구축, 중견기업법, 중소기업 기술보호법 제정, 공공조달 최저가 낙찰제 폐지 등 다양한 정책들을 실현했다.
한 전 청장은 임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팁스타운' 개소를 꼽았다. 그는 "전문 우수 인력들이 손쉽게 창업할 수 있도록 팁스(TIPS) 타운을 열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창업 벤처 생태계가 이제 활성화 조짐이 나타내는 점이 가장 보람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밖에도 전통시장의 하락세도 어느 정도 멈췄고 공영 홈쇼핑을 통해 중소기업의 판로를 열어줬던 점, 중소기업 기술보호법 제정 등도 의미 있는 성과였다"고 덧붙였다.
2년 10개월 만에 공직에서 물러나게 되는 한 전 청장은 학교로 돌아가 본업에 충실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퇴임과 동시에 바로 복직을 해 3월부터 강의를 시작한다"며 "지난 시간 현장에서 쌓은 소중한 경험을 토대로 중소벤처의 씨앗을 키우며 본업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강광우기자 press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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