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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의 승부수 '체어맨 부활'

'체어맨W'보다 윗급 차종 최고급 트림 '카이저' 신설

EQ900·K9 등과 정면승부


쌍용자동차가 대형 고급 세단 '체어맨'의 부활을 천명하고 나섰다. 체어맨에 최고급 트림인 '카이저(사진)'를 만들고 과거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선보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티볼리' 열풍을 올해는 대형차 시장에서 이어가 본격적인 성장에 나설 계획이다.

쌍용차의 한 고위 관계자는 19일 "체어맨 모델 노후화에 따른 판매 부진을 타개하고 대형차 시장 경쟁에 뛰어들기 위해 체어맨의 최고 트림 카이저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카이저는 그동안 쌍용차가 선보이지 않았던 각종 기술과 노하우를 집약해 고급스러움을 극대화한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의 체어맨 카이저는 현재 판매 중인 체어맨W보다 윗급의 차종으로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EQ900'이나 기아차의 'K9' 등을 경쟁상대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고위 관계자는 "신규 트림 추가인데다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쳤기 때문에 늦어도 올해 중반에는 고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국산차뿐만 아니라 수입차와도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카이저는 '황제'라는 뜻의 독일어다. 로마 장군 카이사르에서 유래했다.

실제로 쌍용차는 체어맨 카이저 출시를 위해 이미 지난해 9월 카이저 상표권 등록을 마쳤다. 로고는 독수리가 날개를 펼친 형상에 최고급을 의미하는 왕관이 함께 들어가 있는 점이 특징이다.



체어맨은 한때 국내 대형 고급 세단 시장 판도를 뒤흔든 차별화된 모델로 평가받아왔다. 쌍용차가 지난 1997년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의 기술을 도입해 만든 1세대 모델은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1999년 한국을 방문한 영국의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의전용 차량으로 체어맨을 이용했을 정도로 고급 세단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쌍용차의 경영난과 주인이 여러 차례 바뀌는 부침을 겪으면서 모델 노후화와 개발 중단으로 판매는 급감했다. 2010년 8,253대에 이르던 판매량은 지난해 1,291대로 줄었다. 지난해 판매량은 1년 전보다 52% 급감했다.

쌍용차가 이번에 체어맨 라인업까지 재정비하면서 본격적인 재도약도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4·4분기 쌍용차는 8분기 만에 처음으로 분기 기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형 SUV '티볼리'가 국내외 총 14만대 이상 판매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끈 것이 호재였다. 자동차 회사는 고급 대형 세단이 많이 팔려야 수익성이 개선된다는 점에서 체어맨 카이저는 쌍용차의 도약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체어맨을 탈 만큼 체어맨의 브랜드 가치나 성능·품질은 정평이 나 있다"며 "여기에 신규 기술이 적용된 새로운 고급 모델이 출시될 경우 대형 세단 시장 경쟁에 새로운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강도원·박재원기자 theo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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