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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기지 않으려면 선도해야 한다."
진웅섭(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개혁의 사명을 맡고 있는 금감원의 역할을 군대 행군에 비유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진 원장은 최근 금감원에 입사한 신입사원들과 함께 국립현충원에 다녀온 후 참배 소감을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공유했다.
진 원장은 "군대에서 행군을 하거나 그밖에 줄지어 걸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긴 행렬의 맨 앞줄은 비교적 쉽게 가는 반면 뒤로 갈수록 간격이 벌어져 맨 뒷줄은 간격을 유지하고 낙오하지 않으려면 뛰다시피 해야 한다"며 "앞에서 선도하는 자는 수월하게 나아가지만 뒤에서 따라가는 자는 허겁지겁 영문도 모른 채 힘들게 쫓아가기 바쁜 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도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자기혁신이 필요하다"며 "금감원은 그 변화의 뒷자락에 끌려가기보다는 개혁의 주체로서 변화를 선도해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선제적 준비의 필요성을 대공황과 IMF 사태를 예로 들어 강조하기도 했다.
진 원장은 "얼마 전 회의 참석차 머무른 스위스의 한 호텔에 대공황 때 찍은 사진이 걸려 있었다"며 "공공근로를 하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정장에 코트와 모자까지 갖춘 신사들이어서 갑자기 닥친 위기 상황의 어려움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또 그는 "IMF라는 사상 최악의 금융위기 때 탄생한 금감원은 금융 산업의 질적인 도약을 위한 터전을 닦는 동시에 어느 순간 갑자기 닥쳐올지 모를 위기 상황에 누구보다 경각심을 갖고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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