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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관망하자"… 돈, 예금·MMF로 이동

ELS 손실 확대·조기 상환 실패

단기 금융상품으로 투자금 몰려

고객 예탁금은 1월 2조 감소

"저가매수 기회" 반등심리 커져 주식형펀드 자금 유입 모습도



연초부터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시중에 관망성 자금이 급격히 늘고 있다. 국내외 주요 증시가 하루가 다르게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주가연계증권(ELS)을 비롯한 투자형 상품의 손실이 커지자 머니마켓펀드(MMF)와 은행예금 등 단기 금융상품으로 시중 자금이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8일까지 MMF에 총 11조6,706억원이 순유입되면서 전체 설정액이 104조8,721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는 지난달 말 93조4,063억원보다 11조4,658억원(12.27%) 증가한 수준이다. MMF는 만기 30일 이내의 대표적 초단기 금융상품으로 하루만 예치해도 펀드 운용실적에 따라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자유로운 입출금이 가능해 일반적으로 주가지수가 하락하면 시중 부동자금이 MMF로 몰린다.

반면 투자 대기자금인 증권사 고객예탁금은 지난달 말 22조6,956억원에서 이달 18일 20조3,403억원으로 줄었다. 고객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일시적으로 맡겨놓는 돈이다. 이달 들어 중국 증시가 폭락하는 등 악재가 잇따르자 보름 만에 2조원가량이 이탈했다. 신언경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 PB팀장은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ELS 녹인과 조기상환 실패 등으로 겁에 질린 투자자들이 공포심에 투자를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은 살얼음판 증시를 등지고 은행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8일 기준 예금은행의 실세요구불예금 잔액은 143조4,342억원으로 지난해 말 142조3,574억원 대비 1조원 넘게 늘었다. 즉시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성 수신으로 분류되는 실세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해 11월부터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초 136조원이던 실세요구불예금 잔액은 두 달 만에 약 7조원이 늘었다.



특히 최근 주요 은행들이 연 2%의 특판예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것도 은행의 예·적금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이 새해 첫 거래일인 4일부터 판매한 '2016패키지예금'에는 이달 12일까지 8,420억원이 몰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초부터 국내 주식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저금리에 은행을 떠났던 자금이 안전자산을 찾아 다시 돌아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투자심리가 그 어느 때보다 위축돼 있지만 일각에서는 역발상 투자의 기회로 국내 주식시장의 반등을 기대하는 저가매수 흐름도 눈에 띄고 있다. 실제 국내 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에는 9거래일 연속 자금이 순유입되고 있다. 다만 현 상황이 저가매수에 나서기에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되고 있지만 국내 주식시장은 기술적인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저가매수 영역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반면 신 팀장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일부 공격적 성향의 투자자들은 레버리지펀드를 통해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중국 주식의 안정과 3월 미국 금리인상 이벤트 등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공포심리가 투자심리를 누르는 현상이 지배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민주기자 parkm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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