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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차별화된 상품 출시 경쟁 되레 독될라

주계약 하나에 특약 수 과다 등

상품 구조 복잡·옵션도 다양 2020년 IFRS4 2단계 시행 후

재무적 부담 떠안을 가능성 커… 금감원 "단순화된 상품 늘려야"



지난해 금융 당국이 보험 업계의 자율 경쟁을 강조한 보험 산업 로드맵을 내놓은 후 새해 들어 보험사들이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위해 새로운 방식으로 설계된 상품 개발에 더 집중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신상품 출시 경쟁이 2020년 도입 예정인 보험국제회계기준 IFRS4 2단계 조기 적응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IFRS4 2단계에서는 보험사의 부채를 해마다 시가 기준으로 재평가하고 수익과 비용 인식 방법도 더 복잡해지는데 가뜩이나 이에 대한 준비가 미흡한 보험사들이 구조가 복잡한 상품을 많이 보유하면 향후 예상치 못한 재무적 부담을 떠안을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상품과 건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보험 업계가 처음부터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19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A생보사는 새해 들어 가입 7년째부터 원하는 상품으로 전환할 수 있는 변액보험을 출시했다. 계약자가 선택 가능한 옵션은 변액종신·변액적립·변액연금·일반종신·일반연금 등 다섯 가지나 된다. 또 B생보사는 보험가입금액의 일부를 감액해 감액 부분에 대한 해지환급금을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았고 C손보사는 질병의 경중에 따른 단계별 보장과 더불어 은퇴 후 저축보험이나 간병보험으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을 포함한 건강보험을 선보였다.

장기 불황과 저금리, 출산율 하락 등 보험업을 둘러싼 환경이 계속 악화되고 있어 보험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더 차별성이 두드러지는 상품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는 게 보험사들의 설명이다. 게다가 보험 규제 완화로 업체 간 경쟁이 더 치열해져 생존을 위해서라도 복잡한 신상품 개발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보험사들이 현재 생존을 위해 집중하는 상품들이 IFRS4 2단계 시행 후에는 오히려 보험사들의 생존을 위협하게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재무제표 안정성과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오히려 지금보다 더 단순화된 상품을 늘려야 한다"며 "하지만 국내 보험상품들은 주계약 하나에 특약이 200개까지 붙고 계약 중간에 보장성 보험이 연금으로 바뀌는 등 옵션도 다양해 IFRS4 2단계 적용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험상품에 내재된 보증과 옵션이 많을수록 가치 평가를 장기적·안정적으로 풀어내기 힘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IFRS4 1단계에서는 보험사의 부채를 원가로 평가한다. 최초 보험계약시 기초율을 전체 보험기간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비교적 간단한 방식이다. 하지만 IFRS4 2단계에서는 매년 말 실제 위험률 및 시장금리로 부채를 재평가해야 한다. 또한 보험부채 구성항목에 불확실성에 대비한 추가 적립, 계약 서비스 마진 등도 포함시켜야 한다. 설계 구조가 복잡한 상품일수록 계리와 결산, 리스크 관리 등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 보험사들이 대부분 주계약 중심으로 최소한의 특약만 포함한 상품에 집중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럽 보험사들의 경우 보험 부채 시가 평가에 대비하기 위해 시스템 구축과 안정화 등에 8년 안팎의 시간을 투자하고 있지만 국내 보험사들은 IFRS4 2단계 시행까지 4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제대로 준비하는 곳이 거의 없을 정도"라며 "선제적 자본 확충과 계리·결산 시스템 정교화에 집중하면서 상품 전략의 경우 단순한 상품 개발 쪽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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