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른 관세 인하로 우리 식품 기업의 중국 공략 전략도 이전보다 융통성이 커졌다.
관세인하로 생긴 가격경쟁력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도 있고 가격은 유지한 채 커진 수익을 마케팅 등 홍보에 활용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현지 유통업체와 수입상, 국내 기업 등 공급자 간 힘겨루기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현지 마트 등에서 제품의 관세가 내린 만큼 납품가격을 좀 낮추라는 압력을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찌 됐든 우리 기업으로서는 관세 인하로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카드가 많아졌다.
중국 현지에서는 한국 업체들이 너도나도 중국 시장에 뛰어들 경우 부작용이 생길 것을 염려하기도 한다. 한 국내 가공식품 수입업체 임원은 "한국산끼리 과당경쟁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며 "중국에서 국내산의 주 타깃은 프리미엄 시장인데 이 시장의 성장세보다 제품 난립이 심해질 경우 한국산 이미지만 망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산 제품의 현지화에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현지에서 뛰는 한 국내 식품 업체 관계자는 "한국에서 팔리는 제품을 그대로 중국에서 팔면 반드시 실패한다"며 "제품 맛과 용기·가격은 물론 포장지까지 새롭게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추장의 경우 마니아가 아닌 이상 1~2㎏ 같은 대용량보다는 튜브 형태의 소용량이 좋고 생수 제품도 한국에서 파는 2ℓ짜리는 중국 사람들이 싫어한다"고 소개했다.
다른 관계자도 "유아용 식품의 경우 중국에서는 지퍼팩 등을 활용한 실용적 용기 선호도가 유독 높다는 점을 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