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이 정치권에서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더불어민주당 입당을 밝힌 데 이어 17일 당원을 대상으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게임업계 현안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더민주당의 중앙선거대책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현재 연 10조원 가까운 거대한 시장으로 큰 게임업계에서만 15년째 활동했던 김 의장의 이력을 봤을 때 정치권 도전은 의아하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지난 19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김 의장은 “평소 정치에 관심은 많았지만 정치에 참여할 생각은 없었다”면서 “저처럼 현장에서 일했던 많은 사람들이 정치에 참여해야 세상이 바뀔 거라고 생각한다”며 정치 도전에 대한 소감을 설명했다. 이어 “문재인 더민주당 대표와 개인적 인연이 전혀 없었지만, 보좌진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안철수 의원이 탈당하는 것을 보고 힘을 보태줘야 하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털어놨다.
업계에서는 일단 정치권에 업계를 대변할 창구가 생긴다는 점에서 기대를 전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동안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옛 한국게임산업협회장) 출신의 남경필 경기도지사(새누리당)와 한국e스포츠협회장 출신인 전병헌 더민주당 의원 등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서 업계를 대변하는 창구가 있었지만, 업계의 세세한 현안들까지 챙기기에는 제한적이었다는 지적이다. 김 의장이 향후 총선에 출마해 여의도에 입성한다면 게임업계 출신 최초 정치인이라는 타이틀이 붙게 된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정치에 도전하기로 결정하면서 제일 걸렸던 게 가족과 회사였다”면서 “오랫동안 알고 지내온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김정주 넥슨 대표가 ‘재밌다’, ‘응원한다’는 반응이었다”고 언급했다. 현재 웹젠의 이사회 의장으로서 실질적인 경영은 김태영 대표가 하고 있는 점에서도 정치권에 도전하는 데 부담을 덜었다. 그러나 당장 오는 4월 총선에서 출마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게 없고 당과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김 의장은 게임 외에도 사회공헌에도 관심이 많아 장애인, 자폐아, 고령자 등을 채용하는 사회적기업 ‘더사랑’을 운영하고 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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