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사가 준대형세단 ‘임팔라’의 국내 생산 문제를 놓고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당초 임팔라 내수 판매량이 연간 1만대를 넘어설 경우 국내 생산을 실시하겠다던 회사 측이 최근 기준치를 3만대로 상향 조정, 사실상 국내 생산이 불투명해진 탓이다.
노조 측은 임팔라 국내 생산을 위해 수위 높은 시위를 예고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최근 부평에 있는 한국GM 본사에서 미래 발전위원회를 열었다.
위원회에서 양측은 ‘임팔라 국내 생산’과 관련해 첨예하게 대립했다.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노조 측에 “임팔라 내수 판매량이 연간 3만대가 돼야 국내 생산이 가능하다”며 “3만대를 넘지 않으면 투자규모 대비 이익을 얻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임팔라 출시 단계부터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회장이 줄곧 제시해온 ‘국내 생산 기준’이 갑작스레 늘어났다는 점이다. 세르지오 호샤 회장과 한국GM 측은 “‘연간 약 1만대’를 넘어서면 국내 생산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호샤 회장은 “알페온은 연간 4,000~5,000대 팔렸으나 고객 반응만 보면 임팔라 판매는 3배가량 늘어날 것”이라며 “이 같은 추세라면 국내생산을 검토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노조 측은 대립각을 세우며 사측을 비난하고 있다.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임팔라가 물량 수급의 문제로 계약을 취소하는 상황까지 발생하는 상황에서 사측이 국내 생산 기준치를 상향 조정한 것은 국내 생산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반발했다.
지난해 9월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한 ‘임팔라’는 2015년 한 해 동안 6,913대를 판매했다. 현재 임팔라는 미국 디트로이트 햄트리믹 공장에서 생산해 전량 수입·판매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GM은 물량수급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임팔라 출시 초반 국내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월 판매대수는 789대에 불과했다. 미국에서 들여오는 차량 대수가 수요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다소 물량공급이 원활해진 12월(2,699대)과 비교해 월간 판매량이 큰 변동을 보이는 이유도 차량을 수입해 판매하면서 생긴 문제다. 현재 임팔라 대기고객은 8,000명 수준이다. 차량을 받으려면 최소 3개월은 기다려야 한다. 일부 고객들은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는 상태다. /박재원기자 wonderfu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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