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만에 제주 하늘길이 열렸다. 그러나 대기승객이 한꺼번에 몰린 제주항공은 아수라장으로 돌변하면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혼잡을 빚었다. 정부와 공항공사의 미흡한 대응으로 제주공항에 발이 묶인 수천명의 승객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통제 불가능한 천재지변이라지만 하루에도 수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 1번지의 국제공항이 여전히 천수답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5일 제주공항은 오후2시48분 이스타항공을 시작으로 비행기 운항을 재개했다. 하지만 비행기를 타기 위한 승객들이 일시에 몰리면서 공항 전체는 북새통을 이뤘다. 오전까지만 해도 스티로폼과 담요가 널려 있는 난민촌 분위기던 공항은 일시에 도떼기시장처럼 무질서해졌고 줄 서는 사람들과 자리를 깔고 앉은 사람들이 뒤섞이며 걸음을 내딛기 힘들 정도로 인파가 빼곡히 들어찼다.
여행보다 더 긴 시간을 비행기가 뜨기만 기다리며 공항과 인근 숙소에서 보내야 했던 관광객들은 신경질적이었고 정부와 공항 관계자들, 항공사 직원들은 이들을 통제하기에 역부족이었다. 특히 특별기를 띄우기 어려운 저가항공사들은 승객 대부분이 바로 출발하지 못하고 최소 3~4일간 더 대기해야 한다는 설명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진에어는 다음달 5일이나 돼야 비행기 좌석을 구할 수 있다는 말까지 들렸다. 모 항공사 대기표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던 심모씨는 "앉을 자리는커녕 서 있을 자리조차 없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주로 아이들을 데리고 가족 단위로 제주를 방문했던 관광객들이 공항을 빠져나가지도 못하고 대기표를 구하기 위해 무작정 기다려야 했다. 부산에서 왔다는 한 가족은 지난 목요일에 들어와 이틀간 관광을 마치고 토요일 오후 비행기를 탈 예정이었지만 토요일과 일요일 주말 이틀을 아이 둘과 함께 공항 대합실에서 보냈다. 이모씨는 "애들과 짐 때문에 공항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무작정 기다리고 있다"며 "공항공사 측이 첫날 모포 1장을 달랑 주고 이틀째 돼서야 바닥에 깔고 잘 스티로폼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마실 식수까지는 제공했지만 불편한 잠자리를 견디고 식사를 마련하는 것은 온전히 이들의 몫이었다. 공항 곳곳에서는 컵라면으로 늦은 아침을 때우는 가족들이 상당수였다.
중국 단체관광객들이 대부분인 국제선 탑승객은 이날 오전까지는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공항 관계자는 "어제는 항의하는 중국 승객들이 일부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가이드를 따라 인근 숙소를 구해 공항을 떠난 상태"라고 말했다. 정부와 공항공사의 뒷북대응보다 더 큰 문제는 정보 부족이었다.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이 크지만 언제 뜰지 모르는 비행기를 무작정 기다려야 하는 여행객들은 불안감에 떨었다. /제주=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25일 제주공항은 오후2시48분 이스타항공을 시작으로 비행기 운항을 재개했다. 하지만 비행기를 타기 위한 승객들이 일시에 몰리면서 공항 전체는 북새통을 이뤘다. 오전까지만 해도 스티로폼과 담요가 널려 있는 난민촌 분위기던 공항은 일시에 도떼기시장처럼 무질서해졌고 줄 서는 사람들과 자리를 깔고 앉은 사람들이 뒤섞이며 걸음을 내딛기 힘들 정도로 인파가 빼곡히 들어찼다.
여행보다 더 긴 시간을 비행기가 뜨기만 기다리며 공항과 인근 숙소에서 보내야 했던 관광객들은 신경질적이었고 정부와 공항 관계자들, 항공사 직원들은 이들을 통제하기에 역부족이었다. 특히 특별기를 띄우기 어려운 저가항공사들은 승객 대부분이 바로 출발하지 못하고 최소 3~4일간 더 대기해야 한다는 설명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진에어는 다음달 5일이나 돼야 비행기 좌석을 구할 수 있다는 말까지 들렸다. 모 항공사 대기표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던 심모씨는 "앉을 자리는커녕 서 있을 자리조차 없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주로 아이들을 데리고 가족 단위로 제주를 방문했던 관광객들이 공항을 빠져나가지도 못하고 대기표를 구하기 위해 무작정 기다려야 했다. 부산에서 왔다는 한 가족은 지난 목요일에 들어와 이틀간 관광을 마치고 토요일 오후 비행기를 탈 예정이었지만 토요일과 일요일 주말 이틀을 아이 둘과 함께 공항 대합실에서 보냈다. 이모씨는 "애들과 짐 때문에 공항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무작정 기다리고 있다"며 "공항공사 측이 첫날 모포 1장을 달랑 주고 이틀째 돼서야 바닥에 깔고 잘 스티로폼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마실 식수까지는 제공했지만 불편한 잠자리를 견디고 식사를 마련하는 것은 온전히 이들의 몫이었다. 공항 곳곳에서는 컵라면으로 늦은 아침을 때우는 가족들이 상당수였다.
중국 단체관광객들이 대부분인 국제선 탑승객은 이날 오전까지는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공항 관계자는 "어제는 항의하는 중국 승객들이 일부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가이드를 따라 인근 숙소를 구해 공항을 떠난 상태"라고 말했다. 정부와 공항공사의 뒷북대응보다 더 큰 문제는 정보 부족이었다.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이 크지만 언제 뜰지 모르는 비행기를 무작정 기다려야 하는 여행객들은 불안감에 떨었다. /제주=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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