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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베어마켓 불가피… 지금은 인내심 갖고 기다릴 때"

국내 증시 어디로… 6대 증권사 CEO 긴급설문

주가 상승견인 모멘텀 없어 상반기까지 보수적 접근 필요

국내 증시 펀더멘털은 탄탄… 낙폭 큰 우량주 관심가질만

유가·中 경기우려 완화땐 투자심리 빠르게 안정될 것



새해 초부터 불어닥친 중국발 쇼크에 더해 국제 유가 급락, 신흥국 경기 둔화 우려 등 잇따라 터져 나온 동시다발적인 악재로 국내 주식시장은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다. 지난주 후반부터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앞으로도 당분간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렇다면 국내 주요 증권사의 수장들이 냉철히 진단하는 현재의 증시 상황과 더불어 앞으로의 증시를 어떻게 내다보고 있을까.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이구동성으로 "환율과 유가, 신흥국 경기 불안 등 대외 악재로 당분간 '베어마켓(약세장)'이 불가피하다"며 "지금은 대외 불안요인들이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때"라고 조언했다. 다만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은 해외에 비해 여전히 탄탄한 만큼 무조건적인 비관론보다는 각국의 정책적 대응을 살펴보면서 새로운 투자기회를 엿보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25일 서울경제신문이 NH투자증권·대우증권·미래에셋증권·하나금융투자·대신증권·교보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 6곳의 CEO를 대상으로 국내 증시 진단과 전망을 주제로 긴급 설문 조사한 결과 대다수의 응답자는 국내 증시가 당분간 약세 기조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대외 불확실성에 취약한 국내 증시의 특성상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 부정적 이슈로 작용하고 있는 유가 불안과 이에 따른 신흥국 신용 위험 확대와 외국인 자금 이탈 가속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의 여파가 고스란히 전달될 수밖에 없다는 진단에서다.

A 증권사 대표는 "중국발 환율전쟁의 우려 속에 유가 급락과 미국 경기 둔화 우려, 신흥국 신용위험 확대 등 대외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 증시 역시 글로벌 금융시장과 같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B사 대표는 "유가 급락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미국 국채나 엔화 등 안전자산에 대한 글로벌 자금의 선호가 더욱 강해지면서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증시의 타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사 CEO들은 당분간 국내 증시를 둘러싼 대외 불안요인들이 걷힐 때까지 공격적인 투자를 자제하는 보수적인 전략을 권고했다. C사 대표는 "주가 상승을 견인할 만한 뚜렷한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대외 불안요인들이 해소되기까지 최소 2~3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상반기까지는 위험자산 투자에 대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D사 대표 역시 "상반기는 수출경쟁 심화와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이어질 것"이라며 "증시가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안정을 되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지금은 때를 기다리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E사 대표는 "현 코스피지수가 주가순자산비율(PBR) 0.9배 수준까지 떨어진 만큼 시간을 감내할 수 있는 투자자들은 당분간 조정을 견뎌가면서 버텨야 할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이 견고한 만큼 단기적으로는 낙폭 과대한 우량주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주가가 떨어질수록 매수량이 늘어나는 적립식 투자는 유효할 것으로 예상됐다. F사 대표는 "국내 증시가 대외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지만 코스피 PBR 0.9배 수준인 1,850선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매력이 부각될 수 있는 구간"이라며 "단기적으로는 낙폭 과대한 우량주에 대한 관심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E사 대표는 "지금과 같은 약세장에서는 떨어지면 떨어지는 대로 주식 편입비중을 높일 수 있는 적립식 투자가 빛을 발할 수 있다"며 "주식으로 저축하는 적립식 투자자들은 전혀 흔들릴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증권사 CEO들은 투자심리 안정의 전제 조건으로 유가 급락의 진정과 중국 등 주요국 정부의 정책 대응을 꼽았다. A사 대표는 "유가 급락과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완화되고 미국의 경기 둔화 압력이 '추세'가 아닌 재고 증가에 따른 '순환'적 성격으로 가닥을 잡는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도 잦아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F사 대표는 "시장 안정을 위한 중국 정부의 정책 대응이 확인되고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통화정책의 공조가 이뤄질 경우 투자심리도 빠르게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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