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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 이동통신(4이통) 사업자 발표(29일)를 앞두고 미래창조과학부가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재무능력이 뛰어난 신청자가 없는데다 최근 알뜰폰 시장의 급성장으로 굳이 4이통을 무리하게 선정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지만, 4이통 선정방식까지 바꾸며 기대감을 높인 상황이라 그냥 무산시키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5박 6일간 4이통 심사에 들어간 미래부가 이번에도 4이통 업체를 선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퀀텀모바일·K모바일·세종텔레콤 등 신청 업체 모두 대기업 참여를 끌어내지 못해 미래부가 중점적으로 들여다보는 재정 능력을 검증하기 힘들다. 퀀텀모바일·K모바일 1조원, 세종텔레콤 4,000억원 등 각사가 제출한 초기 자본금 규모만 봐도 망 구축까지 최소 2조 원 이상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전체 사업비용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세 업체는 주파수 할당 신청 시 연대보증 등을 통한 보증보험으로 보증금(164억원)을 일단 대체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2월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의 경우 수천억 원의 초기자본금을 적어내고도 279억원의 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해 기간통신사업 허가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11월 10%를 넘기면서 '가계 통신비 절감' 목표를 일부 달성, 4이통 출범에 대한 명분이 줄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알뜰폰 업계는 지난해 총 596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연초부터 우체국 알뜰폰이 돌풍을 일으키는 등 올해 가입자 증가에 따른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4이통 대신 알뜰폰을 미는 것이 차라리 남는 장사라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반면 미래부가 웬만하면 4이통 출범을 강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4이통 출범을 위해 다양한 당근책을 제시하고 업체 선정방식까지 바꾼 마당에 큰 결격 사유가 없다면 업체를 선정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당초 업체의 요청이 있을 때마다 사업자 심사, 주파수 할당 신청을 단계적으로 진행했던 미래부는 지난해부터는 정부가 정한 기간에만 사업자 신청과 주파수 할당 신청을 동시에 받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만약 이번에도 선정에 실패한다면 "4이통 홍보는 해놓고 정작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라는 기존 3사의 입장을 봐줬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정창림 미래부 통신정책기획과장은 "세간의 평가가 어찌 됐든 심사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경환·조양준기자 ykh22@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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