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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LF는 여성복 브랜드 '질바이질스튜어트'와 남성복 브랜드 '일꼬르소'의 전국 백화점 매장들을 접기로 전격 결정했다. 오프라인 사업의 핵심인 백화점을 과감히 포기하는 대신 온라인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LF 관계자는 "두 브랜드는 LF몰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고급 브랜드는 백화점에 집중하고 중저가 브랜드는 온라인 중심으로 새롭게 정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패션업체의 오프라인 엑소더스가 시작됐다. 심각한 경기침체 속에 비용절감 및 수익증대 등 체질 개선을 위해 전통 유통채널인 백화점, 가두점 등을 포기하고 온라인에 화력을 집중시키겠다는 포석이다.
종합 오프라인 매장인 '웰메이드'를 통해 확장해 온 세정그룹은 최근 온라인·해외사업부를 신설했다. 상반기 인디안과 올리비아로렌, 헤리토리 등 주요 브랜드를 아우르는 통합 온라인몰 론칭을 목표로 온라인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세정그룹 측은 "젊은 세대와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해진 중장년층의 원활한 모바일 쇼핑을 위해 온라인 부문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경우 YG엔터테인먼트와 공동 설립한 '네추럴나인'의 글로벌 영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노나곤'도 온라인상의 파급력을 높여가고 있다. 노나곤은 다음달말 일본 전용 온라인몰을 오픈해 K패션을 주도한다는 구상이다.
이월상품 매장인 아웃렛조차 온라인을 강화하고 나섰다. 롯데백화점 아웃렛과 현대백화점 아웃렛의 경우 네이버쇼핑에 마련된 별도의 아웃렛 카테고리에 제품을 팔기 시작했다. 아웃렛 오프라인 매장보다 수수료가 10% 이상 저렴해 재고상품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신사업 아이템이라는 설명이다.
소셜커머스는 이미 유명 디자이너들의 각축전으로 변했다. 고태용·김원중·계한희·이명신 등이 참여한 컬래버 제품 '리미티드에디션 스웻셔츠'는 티몬 내 패션코너 '웨어웨어'에서 완판됐다.
패션 브랜드 '바나나크레이지' '유콜미 엑스' 등도 역시 티몬에 둥지를 틀고 젊은 고객 확보에 나섰다.
가로수길이나 홍대 등 길거리 소형 옷가게에 선보이던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들도 네이버의 O2O 플랫폼인 '스타일 윈도'로 속속 입점하고 있다. 입점 매장 수는 무려 5,000여곳으로 매출이 매달 최대 40%대로 신장했다. 네이버 측은 "사이즈 실수나 디자인의 특이점 등을 확인하기 어려웠던 기존 모바일 쇼핑의 단점을 소비자와 점주를 연결한 톡톡 메신저로 보완한 것이 인기요인"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패션 브랜드의 온라인몰 이탈이 빨라지고 있는 것은 오프라인보다 수익성이 뛰어나다는 판단에서다. 백화점 등 대형 유통채널의 수수료와 재고부담에서 자유로워질 뿐만 아니라 주 타깃층인 2030세대와의 접점을 늘리기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4050세대가 인터넷·스마트폰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었다는 점도 주된 이유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인터네셔날, LF, 한섬 등 굵직한 패션업체들이 온라인 전용상품으로 재미를 보면서 온라인 사업에 대한 신뢰가 커졌다"며 "콧대 높던 글로벌 명품업체들까지도 최근 온라인을 강화하는 추세인 만큼 온라인시장 비중이 오프라인을 압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민·신희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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