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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물량이 월세로 가파르게 전환되면서 전셋값 상승을 부채질하는 가운데 올해 재건축 이주수요가 대거 쏟아지면서 서울 지역의 전세난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7일 '부동산 시장 동향' 보고서에서 "주택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로 전세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시중금리보다 높은 전월세 전환율에 따라 전세공급은 축소되는 '공급과 수요의 미스매치'가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서울은 재건축 이주예정 가구가 3만가구로 아파트 입주 예정물량인 2만3,000가구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여 전셋값 상승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재건축 이주 가구는 지난 2012년 4,783가구에서 △2013년 4,983가구 △2014년 8,158가구 △2015년 1만9,622가구 등으로 불과 3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상한제 등 정비사업 활성화를 가로막던 규제들이 풀리면서 답보상태이던 정비사업들이 재개된 영향이다.
하지만 수만명의 재건축 이주수요가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져나오면서 주변 임대시장은 혼란이 예상된다. 월세를 선호하는 임대인과 전세를 선호하는 임차인 간 미스매치도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가 비율)은 73.4%로 2011년보다 22.6%포인트나 급증했다. 서울의 전세 거래량은 지난해 3·4분기와 4·4분기 각각 20%, 18.8% 줄어든 반면 월세 거래량은 8.0%, 18.6% 늘었다.
송인호 KDI 연구위원은 "지난해 4·4분기 주택 임대시장은 전셋값 상승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월세 거래량이 크게 증가했다"며 "올해도 전세공급 물량 축소, 기대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전세수요 확대 등으로 전세난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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