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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은 지난해 고전했다. 지난 2014년 출시한 대표 스마트폰 갤럭시S5의 실패 이후 좀처럼 활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2015년 연간 영업이익은 10조1,400억원으로 전년(14조5,600억원)과 비교해 30% 넘게 떨어졌다. 25조원을 넘겼던 2013년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의 수익이다.
영업이익률도 하락세다. IM 부문의 2015년 영업이익률은 9.7%로 전년의 13.0%에서 3%포인트 넘게 빠졌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같은 모바일 기기의 수익성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원인은 삼성이 강세를 보이는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삼성의 경쟁사인 애플의 경우 아이폰6S 판매량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올해 1·4분기 생산목표를 30%나 줄였다. 스마트폰의 성능은 갈수록 개선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체감 만족도'는 여기에 미치지 못해 굳이 최신 폰으로 갈아탈 유인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저가 시장은 후발주자들이 잇달아 경쟁에 합류하면서 사실상 '치킨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4분기 휴대폰 평균 판매단가는 180달러로 전년(220달러)과 비교해 18%가량 낮아졌다. 특히 중국에서의 시장점유율이 점차 낮아지고 있어 판매량까지 내림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삼성 스마트폰 사업의 매출과 영업이익률이 모두 떨어지는 심각한 위기에 접어들었다"며 "기존의 틀을 깨는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삼성 역시 심각한 위기 인식 아래 전방위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일단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폴더블(구부리거나 펼 수 있는)' 스마트폰이 핵심 무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명진 삼성전자 IR팀장(전무)은 28일 "폴더블 디스플레이 개발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며 "출시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올 하반기 중 첫 제품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제2의 '삼성페이'를 찾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무선사업부 개발조직을 개발1실과 개발2실로 재편해 각각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연구를 전담하도록 했다. 삼성페이처럼 소비자들의 핵심 요구사항을 선제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게 목적이다. 이 팀장은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발굴해 두자릿수의 이익률을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일범기자 squiz@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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