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피터스 Charlie Peters는 지난 10년 동안 그의 125년 된 제조업체가 센서로 가득 찬 세계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고민을 거듭해왔다. 피터스는 미주리 주에 소재한 전자장비 대기업 에머슨의 임원이다. 이 회사는 가스 파이프라인 밸브, 에어컨의 공기압축기와 자체 센서 등을 제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업이 이러한 부품들이 만들어내는 데이터를 판매해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이 기술이야말로 에머슨이 관심을 늘려가고 있는 분야다.
업계는 2020년까지 약 300억 개의 장비가 인터넷에 연결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 보고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이 장비들은 엑사바이트 *역주: 디지털 신호의 처리 속도 및 용량을 나타내는 단위. 1EB는 2의 60승 바이트이고, 1024의 6승 바이트다 급의 데이터를 생산할 것으로 예측된다. 큰 잠재 가치를 가진 이 방대한 양의 정보들은 에머슨과 같은 기업들이 수익을 올리는 방식에 영구적 전환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에머슨은 정보를 보유한 장비 자체보다 정보의 가치에 중점을 두는 새 비즈니스 모델로 옮겨가고 있다. 이 같은 전환의 징후는 지난 9월 애틀랜타 홈 쇼 Atlanta Home Show 전시에서 나타났다. 릴라이어블 히팅 앤드 에어 Reliable Heating & Air의 CEO 댄 제이프 Dan Jape는 쇼 참석자에게 컴포트가드 ComfortGuard라 불리는 에머슨의 새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에어컨, 보일러 및 배관에 100달러짜리 센서와 홈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작은 무선 장비, 그리고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 한다. 이를 통하면 집 주인은 집의 냉난방 시스템을 완전히 파악할 수 있다.
필터를 교체해야 하거나 곧 일어날 고장에 대한 사전 경고를 해주는 등 시스템을 완전히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대신, 사용자는 사전 정비에 드는 비용으로 에머슨에 매달 8~10달러 정도를 지불해야 한다. 이 업체는 냉난방 시스템이 여름에 완전히 고장 났을 때 쏟아 부어야 하는 수백 달러에 비하면 이 비용이 적은 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피터슨은 “에머슨의 광대한 계획은 집 에어컨 시스템을 위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이 판매하고자 하는 건 온도 조절기나 에어컨 한 대가 아니다. 기업은 안락한 환경을 판매하는 걸 기대하고 있다.
이는 참신한 생각이다. 하지만 피터스는 “우리가 희망한 대로 사람들이 이 서비스를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다”고 인정했다. 집주인들은 기술을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소업체들은 이 기술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소한 유지보수에 불과한 수리요청을 받아 높은 수입을 올리는 중소기업의 비효율성을 없애려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피터스는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이 기술 개발의 장벽보다도 훨씬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릴라이어블 같은 대형업체-이 회사는 350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관련 업계가 평균 10명을 고용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매우 큰 규모다-에겐 이 부분이 가져다 주는 혜택은 상당히 크다. 이 기업은 성수기에 하루 1,500건에 달하는 수리요청을 받고 있다. 그리고 데이터가 쌓일수록, CEO 제이프는 기술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게 된다.
에머슨은 계속 이 접근방식을 고수할 것이다. 제이프도 이 분야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13세부터 이 업계에 몸담으며 극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쭉 지켜봐왔다.”
1만 대
미국 운수부가 차량간 통신기술 ‘V2V’ 시험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사용하는 차량 수
300%
2020년까지 광고 기술기업의 매출 증가율 추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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