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과일맛 소주 '자몽에 이슬'로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하이트진로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제품가 인상과 신제품 출시를 통한 매출 확대를 기반으로 대규모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하이트진로는 전날 대비 0.33%(100원) 오른 3만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이트진로는 이날 장중 한때 3만1,500원까지 오르며 전날에 이어 또 한번 52주 신고가를 썼다.
하이트진로의 강세는 연초 증시 하락 속에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해 말 2만3,400원으로 거래를 마감한 하이트진로는 약 한 달 만에 무려 31.4%(7,350원)나 오르며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여섯 차례나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1일에는 3만650원으로 거래를 마감하며 2013년 7월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주당 3만원(종가 기준)도 넘어섰다.
이 같은 상승세는 매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4·4분기 영업이익은 1년 전 142억원보다 59.9% 늘어난 227억원으로 추정됐다. 올 1·4분기 영업익 역시 지난해(263억원)보다 29.2% 늘어난 339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증권가는 지난해 말 단행된 소주 가격 인상과 올해 이어질 맥주 가격 인상이 하이트 진로의 실적 개선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봤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말 소주 출고가격이 5.6% 올라 올해 영업이익은 기존보다 15%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맥주 가격이 3년째 동결인 점을 고려할 때 가격 인상의 정당성은 충분하다"며 "가격이 인상될 경우 하이트진로의 영업이익은 30%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과일맛 소주 열풍을 부른 '자몽에 이슬'의 자리를 이어받을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맥주 가격 인상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 주가에 먼저 반영될 경우 추후 주가 상승에 제약요소로 작용할 수는 있다는 지적이다. 신제품의 인기가 반짝 상승에 그칠 수도 있다는 우려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맥주 가격 인상이 기정사실화돼 주가에 선반영되는 것은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김연하기자 yeona@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