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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선박 수주 '제로'

불황에 선복량 넘쳐… 발주 뚝

지난달 국내 대형 조선 3사가 단 한 척의 선박도 수주하지 못하며 올해 역시 시황 회복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빅3'의 지난달 수주 실적은 0을 기록했다. 연말과 연초는 선박 발주시장의 비수기로 꼽히지만 단 한 척도 수주하지 못한 것은 그만큼 세계 조선 경기 회복이 더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월 조선 3사가 유조선과 액화천연가스운반선(LNG선) 등 18억달러어치를 수주했던 것과 비교해도 올해 부진이 두드러진다.

수주 부진은 해운업 불황과도 관련이 깊다. 세계 경기 침체로 해운사들의 실적이 줄어드는 가운데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대거 등장하며 선복량(선박 공급량)이 넘치자 선박 발주가 뜸해진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세계 최대 해운선사인 머스크는 구조조정을 시작하면서 조선사에 추가 발주할 수 있는 옵션계약을 대거 취소했다. 저유가에 힘입어 기름 저장용으로 인기가 많았던 유조선의 경우 올해부터 강화되는 환경규제를 피해 지난해 말 발주가 집중됐던 점도 지난달 수주 '0'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조선사들의 대규모 부실을 이끌었던 해양플랜트 발주 물량도 뚝 끊겼다. 유가가 떨어지면서 석유 시추 수요가 줄었고 글로벌 대형 석유사들의 지갑까지 얇아져 발주계획이 미뤄졌기 때문이다. 조선업계는 당분간 업황 회복이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원가 절감과 생산 공정 안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규 수주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생산성을 높여 기존 해양플랜트 물량을 제때 인도함으로써 추가 손실을 막는 데 힘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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