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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 1층에 자리 잡고 있는 대전 창업공작소. 이곳은 창의적이고 기발한 정보통신기술(ICT) 아이디어로 창업을 꿈꾸는 예비 사업가들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하다.
지난달 27일에도 이른 아침부터 시제품을 인쇄하는 8대의 3D프린터 기계음이 고요를 깨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기능성 생활용품이, 다른 한쪽에서는 다면체 학습자재가 한 층씩 쌓여가며 모습을 드러냈다.
창조경제타운에 제안된 우수 아이디어를 포함,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은 누구나 여기서 ICT 분야 전문 연구원들의 멘토링을 거쳐 3D프린터와 아두이노 툴킷 같은 최신 장비를 활용해 시제품 제작이 가능하다. 비용도 전액 무료다. 이후 사업타당성이 확인되면 시험·인증과 기술교육, 컨설팅, 창업 준비까지 원스톱 지원이 제공된다. 창업 꿈나무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ICT를 활용해 직접 시제품 등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ICT DIY 응용기술' 교육도 진행되고 있다.
창업공작소를 책임지고 있는 이재기 ETRI 융합기술상용화 멘토링지원팀장은 "대전과 서울 두 곳에서 운영 중인 창업공작소는 아이디어의 가치화를 모토로 아이디어가 창업 및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전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 덕분에 이용자들은 연구개발비 등을 최소화하면서 효율적으로 창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대전 창업공작소의 시제품 설계·제작 도움을 받은 예비창업자가 지난 2013년 12월 개소 이래 300여명에 달한다. 실제 창업에 성공한 아이디어도 4건에 달한다. 2014년 10월에 문을 연 서울 창업공작소 역시 창업 성공사례 4건을 탄생시켰다.
대전 창업공작소를 찾은 대학생 김진석씨는 "창업공작소를 찾아와 현재 시제품을 제작해보고 사업화라는 꿈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며 "ETRI 전문가와 우수한 장비들의 도움으로 엉성하고 막연했던 사업가의 꿈이 체계화되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창업공작소가 없었다면 창업에 도전하려는 용기를 쉽사리 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창업공작소가 전국으로 확산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았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창업공작소를 찾는 모든 사람들의 목표는 자신의 아이템이 시장에서 인정받아 건실한 기업을 일구는 것이다. ETRI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다 사업가로 변신한 조맹섭 케이슈즈 대표는 창업공작소를 통해 창업 출사표를 던질 수 있었던 본보기로 꼽힌다. 그는 '3D 프린팅 기반 맞춤형 구두'라는 독특한 아이템으로 창조경제타운의 우수 아이디어에 선정된 뒤 창업공작소의 지원 속에 지난해 9월 케이슈즈를 설립했다. 단 6개월 만에 아이디어가 창업이라는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조 대표는 "창업공작소를 통해 아이디어와 기술력, 시장의 요구와 트렌드를 아우르는 사업가적 시각을 갖출 수 있었던 게 창업 성공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다양한 창조적 아이디어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창업공작소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덕=구본혁기자 nbg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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