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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에 '고통 없는 세금'인 복권 판매액이 1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4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는 지난해 3조5,551억원의 복권이 팔렸다고 밝혔다. 로또 복권이 처음 나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지난 2003년(4조 2,342억원) 이후 가장 많다. 2014년보다 2,724억원(8.3%) 늘어나 증감률은 지난해 경제성장률(2.6%)의 3배가 넘었다.
복권은 술·담배와 함께 불황일수록 많이 팔리는 상품으로 꼽힌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2014년 3.3%에서 2%대로 내리며 3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실업자 수도 97만6,000명으로 100만명에 육박하며 2000년 이후 15년 만에 가장 많았다. 복권위는 "지난해 432개의 복권판매점이 새롭게 개설됐고 2014년 세월호 사고로 복권판매액이 제자리걸음이었던 것의 기저효과도 작용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복권 별로 보면 역시 로또(온라인)복권의 판매액이 압도적이었다. 지난해 3조2,571억원어치가 팔려 전체 복권 판매액의 91.6%를 차지했다. 즉석에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인쇄복권이 1,697억원(4.8%) 판매됐고 연금복권, 전자복권이 각각 964억원(2.7%), 319억원(0.9%) 팔렸다.
로또 복권의 경우 지난해 1등 최고 당첨금은 6월27일의 73억3,000만원이었다. 최소액은 6월6일의 9억 8,000만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당첨금은 2003년 4월의 407억원이었으며 가장 적었을 때는 2013년 5월의 4억500만원이었다.
복권위는 "지난해 복권판매액이 늘기는 했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은 0.23%로 2011년 이후 0.2%대를 유지하고 있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0.45%), 미국(0.38%)보다도 낮다"고 밝혔다.
복권위 관계자는 "지난해 복권기금 조성액은 총 1조4,399억원으로 관련 법에 따라 전액 저소득, 소외계층 지원 등 공익을 위해 사용됐다"고 밝혔다. 그는 "전세난을 덜기 위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1만가구 임대주택을 지원하고 가정폭력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청소년 쉼터 등을 설치했다"고 덧붙였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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