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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대작도 참패… 게임시장 승자독식 굳히나

온라인 상위 7개 게임 점유율 70% 이상 차지

모바일도 쏠림현상 심화

도전보다 안정 추구 전략… 게임산업 활력 저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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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 700억원이 투입된 네오위즈게임즈의 PC온라인게임 신작 블레스.


국내 게임 산업 체질이 승자독식 시장으로 급변하고 있다. 온라인게임 시장은 소수의 장수 게임이 시장 절반을 차지해 사실상 '고인 물'이 됐다. 모바일게임도 일부 업체에 장악돼 활력이 줄고 있다. 이러한 추세 때문에 게임 시장 전체가 새로움 대신 안정을 추구하는 전략을 펼치며 국내 게임 산업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는 평가인데 이를 타개하려면 새로운 도전을 계속 시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네오위즈게임즈의 PC온라인게임 신작 블레스의 2월 초 동시접속자 수(동접)가 평균 10만명 미만인 것으로 드러났다. 블레스는 제작비만 700억원이 투입된 대작으로 분류돼 다소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지난 해 7월 출시한 넥슨의 기대작 메이플스토리2는 출시 당시 동접 20만명을 기록했지만 현재는 3~4만명으로 빠진 상태다.

온라인게임 신작이 최근 겪는 차가운 시장 반응은 블레스뿐만이 아니다. 이카루스(2014년), 검은사막(2015년) 등 개발비만 수백억원이 투입된 작품의 현재 점유율은 0.5% 미만이다.

대형 온라인 신작의 흥행 참패는 상위 게임의 점유율 쏠림이 심하기 때문이다.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지난 해 12월 온라인게임 상위 7개의 PC방 평균 점유율은 77%였다. 2년 전보다 20% 늘어난 수치다. 특히 이들 게임은 출시 평균 9년이 된 장수게임으로 특정 게임 쏠림이 심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온라인게임의 쏠림 현상은 다른 게임 장르와 다르게 한번 인기를 끈 게임이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이용자를 묶어 둘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모바일게임도 업데이트를 통해 생존 주기를 늘리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온라인게임 시장의 승자독식 성향 때문에 대규모 투자나 신작 라인업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 해 4월 온라인게임 '파이러츠'를 시장에 내놓기로 했지만 온라인시장 위험성 때문에 아직까지 출시를 미루고 있다. 넥슨도 지난 해 온라인 신작 5종 출시에서 올해는 3개로 줄였다. 특히 출시 예정인 서든어택, 니드포스피드 등 2종은 기존 인기게임의 후속작으로 새로운 모험을 시도하지 않는다는 평가다.

모바일게임 시장도 비슷한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특히 넷마블은 지난 3년 간 모바일게임 매출 점유율을 점점 확대하고 있다. 구글플레이 매출 기준으로 넷마블은 지난 해 자사의 게임 4.1개를 매출 상위 10위권 안에 올려놨다. 2013년 2.5개에서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온라인·모바일게임시장이 일부 게임이 독식하다 보니 게임 시장에 위험추구도 사라졌다. 이 때문에 오히려 새로운 게임을 위한 위험 감수가 경쟁력을 얻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최근 이미 인기가 검증된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한 모바일게임 개발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추세를 타고 각 게임사들은 올해 총 10종의 네이버웹툰을 활용해 모바일게임을 만드는 전략도 세웠다. 지난 해엔 한 종의 웹툰 IP만 활용됐다. 그밖에 디즈니, 마블, 리니지 등 유명 글로벌 IP가 쓰일 예정이다.

게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온라인게임 신작 개발은 급격히 줄어들고 모바일게임은 인기 IP를 이용한 안전 지향적인 출시가 늘고 있다"며 "새롭고 독창적인 게임이 나올 수 있는 시장 조건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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