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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카길(글로벌 곡물기업)'을 목표로 곡물 유통업에 뛰어든 팬오션이 처음으로 수입 곡물을 들여오며 사업을 본격화했다.
팬오션은 11일 국내 사료업체가 공동 구매한 남미산 옥수수 7만1,500톤을 직접 운반, 인천항에 하역했다고 밝혔다. 팬오션이 곡물 유통사업을 개시한 뒤 첫 화물이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입항기념식에서 "외국 회사에만 맡겨두던 곡물 수입시장에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하림의 기존 주력사업인 축산·식품가공과 곡물 유통사업의 시너지를 통해 미국의 카길 같은 글로벌 메이저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들여온 사료용 옥수수는 지난해 9월 계약한 물량으로 지난해 말 브라질 산토스항을 떠나 1개월 만에 인천항에 도착했다. 팬오션은 지난해 31만5,000톤 규모의 곡물 수입 계약을 맺었으며 이날 하역을 시작으로 오는 6월까지 차례로 들여올 예정이다.
지난해 7월 하림그룹에 편입된 팬오션은 곡물사업실을 신설하고 미국 현지법인인 '팬오션아메리카'가 미국 농무부(USDA)로부터 곡물 수출 허가를 취득하는 등 글로벌 곡물 유통사업의 기반을 마련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14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사료용 곡물 978만톤을 포함해 1,570만톤의 곡물을 수입했다. 외국 기업이 곡물 유통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팬오션은 보유 중인 벌크선단과 곡물 엘리베이터 운영경험을 살려 틈새를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팬오션은 올해 곡물 유통물량 120만톤을 확보하고 오는 2018년에는 340만톤으로 늘려 국내 사료곡물 시장을 석권할 계획이다. 2020년에는 570만톤까지 키워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형사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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