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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시장의 종착지는 원두 고유의 풍미를 즐기는 드립커피와 더치커피입니다. 대형 커피전문점이 따라올 수 없는 독자적인 경쟁력을 기반으로 국내 커피 시장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습니다."
커피전문점 '드립앤더치'를 운영하는 여선구(47·사진) 연두커피인터내셔날 대표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커피믹스가 시장의 중심에 있었지만 이제는 너도나도 아메리카노를 찾을 정도로 국내 커피 시장이 성장했다"며 "경기불황으로 1,000원대 저가 커피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으나 머지 않아 고급 커피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여 대표는 지난 2002년 경기도 안산시에 커피전문점을 열고 '커피 인생'을 시작한 1세대 바리스타다. 커피가 좋아 무작정 좋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작은 가게에서 직접 원두를 볶고 커피를 판매했다. 커피 맛이 좋다는 고객들의 호평이 잇따르자 2006년에는 서울 삼청동에 커피전문점 '연두'를 새로 열었다. 여기저기서 가맹점을 내고 싶다는 요청이 쇄도했지만 커피 판매보다 제조에 관심이 많았던 여 대표는 선뜻 프랜차이즈사업에 나서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매장을 여는 것은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커피 자체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에 주력했습니다. 좋은 원두를 들여오고 로스팅을 거치고 다시 추출하는 전 과정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당시 대기업이 커피 전문점을 잇따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정반대의 길을 간 거였죠."
품질 제일주의를 고집한 여 대표는 경기도 김포시에 로스팅 공장을 만들고 본사가 있는 고양시에는 더치커피 제조설비까지 도입했다. 기존 대형 커피전문점들도 쉽게 엄두를 내지 못했던 일에 도전한 것이다. 2012년에는 커피전문점 드립앤더치까지 열고 가맹사업도 시작했다.
현재 드립앤더치 매장은 직영점 1곳과 가맹점 7곳을 포함해 모두 8곳이다. 하지만 가맹점 5곳이 경기도 수원과 화성의 삼성전자 공장 내에 있을 정도로 특수상권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본사가 수익을 내려면 얼마든지 가맹점을 확장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단 한 곳도 폐점한 곳이 없을 정도로 내실 위주의 경영원칙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자체 공장에서 제조한 커피 원두와 더치커피 원액을 풀무원 올가홀푸드,아름다운커피, 두레생협 등 시중 유통점에도 공급하고 있다. 10년 넘게 축적한 연두커피인터내셔날의 커피 기술력을 유통업계가 알아보기 시작한 것이다. 공정무역 인증을 받고 유기농으로 재배한 페루산 더치커피는 일반 커피보다 가격이 30% 비싸지만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여 대표는 국내 원두커피 시장이 네 번째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한다. 첫 번째가 달콤한 맛을 강조한 카페모카, 두 번째는 부드러운 맛의 카페라떼, 세 번째가 담백한 맛을 앞세운 아메리카노다. 이를 거쳐 드립커피, 더치커피 등 원두의 다양한 맛을 살린 커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여 대표는 설명했다.
여 대표는 "드립커피와 더치커피가 절대적으로 우수하다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원두를 즐기는 시대가 왔다는 의미"라며 "우수한 품질의 원두커피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한국을 대표하는 커피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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