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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반도체 스타트업 기업을 잇달아 자회사로 편입하며 기술 혁신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삼성은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복지부동의 세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지만 그 밖의 영역에서는 아직 시장을 선도할 만한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게 경영진의 판단이다.
15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스텔러스테크놀로지'와 일본 '퓨처테크놀로지&서비스'의 지분 100%를 취득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 회사들은 모두 삼성이 일부 지분을 보유하면서 경영에 관여해왔던 기업들이다. 삼성은 이번에 양사 지분을 100% 취득해 보유 기술을 본격적으로 제품 생산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자회사 편입에 따라 삼성이 구상하고 있는 반도체 시장에 대한 전략도 엿볼 수 있다. 스텔러스테크놀로지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생산·판매 기업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기업용 서버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담당했던 댄 놀트씨가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삼성전자 출신 임직원 수십 명도 적을 옮겨 이 회사에 몸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이 클라우드 서비스와 같은 B2B(기업 간 거래)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퓨처테크놀로지는 일본에 있는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이다. 삼성은 D램 시장에서 공정 개선을 통한 '소품종 다량생산'으로 시장 1위 자리에 올라섰지만 '다품종 소량생산'이 필요한 비(非)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고전하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 한국에서 배출된 석·박사급 반도체 설계 인력이 200여명에 불과할 정도로 인력난도 심화하고 있어 인수합병(M&A)을 통한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초격차 기술로 D램 시장에서도 기존 강세를 유지한다는 목표다. 삼성전자의 공시 내용을 보면 지난해 세계 D램 시장에서 삼성의 점유율은 45.2%(금액기준)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가 조사한 지난 2014년도 삼성전자 D램 점유율은 39.6%, 2013년도는 36.7%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부품(DS) 사업부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는데 그중 반도체 사업부 매출이 전년 대비 20% 증가한 47조5,9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D램을 양산해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릴 것으로 기대된다./이종혁기자 2juzs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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