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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주식시장의 공모 규모가 역대 최대치인 11조원, 상장기업 수는 130개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호텔롯데·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초대형 기업은 물론 셀트리온헬스케어·CJ헬스케어·티브로드 등 굵직한 기업들의 상장이 잇따르는데다 지난해 말 시장침체로 상장 일정을 연기했던 기업들이 상반기 중 다시 기업공개(IPO)를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6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국내 IPO 공모 규모는 1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삼성생명·대한생명 등의 상장에 힘입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지난 2010년(10조908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IPO를 통한 유가증권시장의 공모금액은 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코스닥시장 또한 공모금액 규모가 2조1,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국내 증시가 양적으로 크게 팽창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호텔롯데·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시가총액 10조원 이상의 '대어(大魚)'급 기업의 상장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지난달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으며 오는 5월께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롯데의 시가총액은 15조~2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텔롯데는 이번 IPO를 통해 최소 3조7,000억원가량의 자금을 시장에서 조달할 방침이다. 하반기에는 삼성그룹의 바이오 부문 계열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증시에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에서 예상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10조원 안팎, 공모 규모는 최소 2조원이다.
상장 후 시가총액이 1조원이 넘는 '준(準)대어'급 기업의 상장도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의약품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달 대우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가 셀트리온의 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인 '램시마'의 미국 내 판매승인 권고를 결정한 만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최소 2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내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엘앤피(L&P)코스메틱·롯데정보통신·티브로드·CJ헬스케어 또한 시가총액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제일홀딩스·해태제과·용평리조트·코리아세븐·네이처리퍼블릭 등 굵직한 기업들의 상장 또한 예정돼 있다.
역대 최대 수준의 공모 규모와 더불어 올해 연간 상장기업 수도 130개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02년(164개) 이후 13년 만에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128개)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미 연초부터 '활황'의 기운은 감지되고 있다. 통상 IPO 비수기로 분류되는 올해 1~2월에 상장기업 수가 총 6개사로 전년(2개)에 비해 많았다. 또 한국거래소가 국내 증권사를 대상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 수요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올해 1·4분기 4곳, 2·4분기 11곳, 3·4분기 2곳, 4·4분기 3곳 등 총 20개 기업이 IPO를 추진할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월 중국 합성운모 기업 크리스탈신소재가 외국 기업으로는 3년 만에 성공적으로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것을 계기로 헝셩그룹·로스웰전기·골든센추리·트리플엑스 등 중국 기업들이 잇따라 국내 증시에 입성할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고무적이다.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올해 최소 7개 정도의 외국 기업이 국내 증시에 상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한 증권사의 IPO 담당 임원은 "지난해 하반기 공모주 시장 침체를 이유로 상장 일정을 단순 연기한 기업들까지 고려하면 올해 전체 IPO 기업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국제유가 하락, 중국 경기둔화 우려와 맞물려 올해 국내 증시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는 점이 변수"라고 말했다. /박준석기자 pj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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