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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냉정을 찾아야 할 때

안병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안병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점차 커지는 추세다. 급등락 현상이 반복된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심리가 혼란스럽다는 뜻이다. 하락할 때는 구조적인 문제가 반영된다. 반면 반등할 때는 다소 막연한 기대감에 영향을 받는다. 추세적인 하락 흐름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중국 경기둔화 우려감에서 시작해 위안화 약세로 촉발된 환율전쟁에 대한 불안감, 국제유가 하락, 유럽 지역 은행의 부실에 따른 금융위기 가능성 등 여러 불안요소가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최근에는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지정학적 위험까지 표출된 상황이다. 금융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온통 불안요인으로 가득하다.

이러한 불안요인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고 해결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기대감에 힘입어 국제유가가 반등하면 주가도 오르고 새로운 정책 가능성이 언급될 때 주가가 반등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하나도 없고 그저 기대감만 있을 뿐이다.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 기대감에 불과하기 때문에 반등하고 다시 하락하면서 투자자의 심리는 더욱 나빠지고 있다.

최근 전 세계 금융시장의 흐름을 살펴보면 지난 2009년 이후 진행됐던 강세장이 마무리되고 순환적인 약세장에 진입한 것처럼 보인다.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지만 가장 뜨거웠던 미국 나스닥시장도 상승 추세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 금융시장이 전체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국내 증시만 4년 동안 이어온 '박스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이제는 과감하게 버리고 냉정하게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바깥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시장에 대응해야 한다는 뜻이다.

국내 주식시장이 약세장에 진입해도 하락 과정에서 가끔씩 반등은 이뤄질 수 있다.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므로 흥분할 필요는 없다.

지금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는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상황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일이 바로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2008년 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경제를 살리기 위해 실시한 강력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은 경기회복에 큰 힘이 됐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은 더는 효과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오히려 부작용이 표출되고 있고 어떤 방법으로 이 위기를 극복해 낼 것인지 명확한 해법도 나오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위기 돌파에 대한 답을 도출하는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기술적 반등에 현혹되지 말고 냉정하게 시장을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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